2014년 5월10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그 사건 이후 정확히 3년 만에 마주 앉았다. “살이 좀 붙었다”고는 해도 앙상한 몸은 여전했다. 하지만 핏기 없이 파리한 얼굴에는 이제 따뜻하고 환한 빛이 돌았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허울 좋은 성’에 갇혀 살다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일까,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밌는 소녀와 같다. 인생의 절반이 통째로 없어져 버려 “1년을 10년처럼 살아야 한다”는 그의 모습에 싸구려 동정이나 연민이 들기는커녕,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고 외치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스칼렛 오하라의 당당한 모습이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