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마지막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가 “지난 몇 년 간 이렇게 고차원적인 문답을 한 기억이 없었다”며 정재승 박사와 ‘냉동인간’을 주제로 한 토론에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tvN '알쓸신잡'은 28일 마지막 방송에서 출연진이 한 공간에 모여 그간 방송에서 전하지 못한 뒷얘기를 나눴다.
특히 ‘알뜰신잡’의 두 논리꾼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박사의 대화가 주목받았다.
유시민 작가는 "정재승 박사와 '냉동인간'에 대해 얘기할 때 어떻게 보면 유도심문인데 좋게 말하면 소크라테스 식 대화법을 해 인상이 깊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알뜰신잡’에선 정재승 박사과 ‘과학기술의 토대가 바뀌어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면, 아울러 과학이 더 발달해 그 기간이 짧아진다면(예를 들어 냉동인간으로 300년 있어야 할 기간이 5년 정도로 줄어든다며) 그걸 이용할 것인가’에 관한 주제를 던졌다. 당시 유시민 작가는 “처음에는 옮고 그름의 문제로 잣대를 끊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도를 자꾸 낮추게 되면 어디에 경계선을 그어야 될지 모르겠다”면서 “나라면 그렇게 안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마지막 방송에서 방송 이후 다시 생각해 보니 훨씬 더 철학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였다며 바뀐 생각을 들려줬다. 그는 “처음엔 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나의 태도에 관한 질문으로 이해하고 ‘나 같으면 안 해’ 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질문이 수정되면서 과학기술의 변화 또는 발전과 우리가 가진 윤리적 명제 사이의 관계에 대한 몹시 중대한 철학적 질문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정재승 박사는 “바로 그 얘기였다”고 맞장구를 쳤다.
유시민 작가는 이어 “윤리 그 자체의 문제 제기로 받아들였다”며 “우리는 ‘예스’ 아니면 ‘노’라는 직관적 윤기기준(경계가 명확한)을 갖고 있는데, 절대적인 선악을 가르는 윤리라고 생각하는 것조차 딱 잘라지는 것이 아니고 점진적으로 ‘노’에서 ‘예스’로 가거나 ‘예스’에서 ‘노’로 가는 게 아닌가 싶어서 윤리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시민 작가는 정재승 박사를 향해 “정말 훌륭한 교사”라고 치켜 세우며 “지난 몇 년 간 이렇게 고차원적인 문답을 한 기억이 없다”며 “윤리에 절대적인 기준이란 게 있을 수 있나? 절대적인 게 없다며 우린 뭐에 의지해서 살아가지? 이걸 현재로선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을 못 하겠다. 이렇게 고차원적인 문답을 최근 여러 해 동안 누구하고도 나눠본 적이 없다”며 거듭 정재승 박사와의 대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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