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10년째 8월이면 되살아나는 드라마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8일 03시 00분


일제강점기 젊은이들의 항일 투쟁을 그린 KBS ‘경성스캔들’. KBS 제공
일제강점기 젊은이들의 항일 투쟁을 그린 KBS ‘경성스캔들’. KBS 제공
무려 10년 전에 제작된 드라마인데도 매년 8월이면 ‘소환’되는 작품이 있다.

배경은 1930년대 경성. 신여성 나여경(한지민)과 룸펜이자 사교계 황태자인 선우완(강지환), 기생 차송주(한고은), 독립운동가 이수현(류진)이 당시 경성 젊은이들의 항일운동을 로맨스와 함께 밝은 분위기로 그려낸 KBS 드라마 ‘경성스캔들’이다.

방송되는 동안에는 시청률이 10% 안팎을 기록해 고전했지만 매년 광복절에 누리꾼 사이에서 ‘다시 보는 경성스캔들’ 게시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후손들의 부채의식으로 늘 무겁게만 그려진 1930년대. ‘항일투쟁의 가장 강력한 혁명 전술은 위장연애’라는 타이틀과 함께 그 시대 청춘의 고민이 지금과 다르지 않았음을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교훈적이고 장엄한 서사, 영웅적인 캐릭터보다 역사에 짓눌린 그들의 고민과 슬픔이 때로는 더 큰 공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공감은 단 16회 분량으로 끝나지 않는다. 10년째 회자되는 이 드라마의 엔딩 자막은 이렇다.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연애하고 마음껏 행복하십시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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