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FM4U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노홍철의 굿모닝FM'이 결방했다. MBC 라디오 PD들이 제작 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28일 오전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노홍철의 굿모닝FM'은 결방되고 음악 특집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제작진은 방송사 사정으로 정규방송 대신 음악으로 대체 중입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라고 공지했다.
앞서 25일 MBC 라디오국 PD 40인은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전면적인 제작거부를 선언한다. 경영진이 물러나고 제작 자율성을 되찾는 그날까지 싸우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총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파업 찬성안으로 가결되면 MBC노조는 오는 9월 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다음은 MBC 라디오 PD들의 성명문▼
다시 라디오로 돌아가기 위하여
MBC 라디오PD들은 8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전면적인 제작거부를 선언한다. 회사 비상계획안에 따르면 많은 프로그램이 파행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MBC라디오를 대표해왔던 프로그램들 또한 예외는 아니다. 48년 역사를 자랑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는 진행자 없이 음악만 나갈 예정이다. 프로그램과 스태프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PD들의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픈 마음으로 결단을 내린다.
그간 라디오는 추락을 거듭했다. 청취율의 추락, 신뢰도의 추락. 추락의 이면에는 추악한 간섭이 존재했다. 아이템 검열과 제작 개입은 지난 몇 년간 <신동호의 시선집중>등 시사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제작진에게 연락해 아이템과 인터뷰이를 강요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당한 지시에 반발한 PD에겐 인사불이익이 뒤따랐다.
시사프로그램 뿐만이 아니었다. 모든 프로그램에서 ‘세월호’와 ‘위안부’는 금기였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구출에 참가했던 어민을 다룬 프로그램은 수많은 시사와 수정을 거쳐야 했다. ‘정부’를 삭제하라, ‘해경’과 ‘헬기’를 삭제하라. 프로그램은 결국 기름 유출로 생활고를 겪는 어민의 이야기로 대폭 수정된 채 방송됐다. 한일관계 아이템조차 위안부 합의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PD에게는 진행자 선정의 자율성도, 아이템 선택의 자유도, 때론 선곡의 자유도 없었다.
심지어 개인의 권리마저 침해당했다. 노혁진 전 라디오국장은 새로 입사한 PD들을 불러 노조에 가입하지 말라고 회유하고 보직 간부들을 통해 가입 여부를 체크했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SNS 프로필 사진에 올린 PD에게 보직 간부가 “프로필 사진에서 세월호 리본을 내리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그들의 지시는 때로는 직접적이었고 때로는 중간 간부를 통해 자행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성실히 수행하거나 방조한 라디오의 보직 간부들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백종문 MBC부사장이 남긴 명언이 있다. “라디오는 다 빨갛다”. 이 희대의 명언에 대한 답을 늦게나마 들려주고 싶다. 라디오의 색깔은 제각기 다양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8월 28일 오전 5시를 기해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하나. 제작자율성 말살의 최종책임자인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백종문 부사장, 그리고 라디오 추락의 주범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은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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