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합성 피해’ 김여진 “추함의 끝 어딘가”…문성근 “쓰레기들이 만든 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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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15일 08시 26분


사진=동아일보DB
사진=동아일보DB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정부 기조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알몸 합성사진까지 조작해 인터넷에 유포한 것으로 14일 알려진 가운데, 피해 당사자인 배우 김여진 씨(45)는 “그 추함의 끝이 어딘지 똑바로 눈뜨고 보고 있기가 힘들다”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여진 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국정원이 합성한 사진은) 2011년의 사진이라지요. 그게 그냥 어떤 천박한 이들이 킬킬대며 만든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작품이라고요”라고 황당함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김여진 씨는 “가족들을, 아니 지금 이곳에서 함께 촬영하고 있는 스태프들 얼굴을 어찌 봐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지난 일이다’ 아무리 되뇌어도 지금의 저는 괜찮지 않다”고 했다.

이어 “많은 각오를 했었고 실제로 괜찮게 지냈다. ‘덕분에’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그래도 이건 예상도 각오도 못한 일”이라고 분노를 토했다.

또 다른 피해자 배우 문성근 씨(64)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경악! 아∼이 미친 것들.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적었다. 또 “합성 사진뿐이겠느냐. 검찰에 가면 공작이 분명한 ‘바다이야기’도 물어봐야겠다”고 밝혔다.

문성근 씨는 이날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정신을 못 차리겠다”며 “일베(극우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회원이나 그냥 쓰레기들이 한 줄 알았지 국정원이 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여진과 1시간 전쯤 통화를 했는데 담담한 척하는 것 같더라. 나는 아이들이 모두 컸지만, 김여진은 아직 아이가 어린데, 내 마음이 다 떨린다”면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김여진씨가 자기도 이번 소송에 참여해야겠다고 하더라”며 “정권 전체가 그냥 일베 수준이었다. 일베 수준의 정권이 난잡한 공작을 거쳐 일베 2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성근 씨는 자신의 이름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노사모’(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에 가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 산하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와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정원 심리전단은 배우 문성근·김여진 씨의 사진을 합성해 인터넷에 유포했다. 영화 포스터를 흉내 낸 사진에는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김여진 주연, 육체관계’라는 글귀가 씌어 있으며 두 배우가 나체 상태로 침대에서 안고 있는 장면이 합성돼 있다. 이 가짜 합성 사진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19금, 문성근과 김여진의 부적절한 관계’ 등의 제목으로 퍼확산한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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