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을 상대로 지난 두 정권에서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대한 논란과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찰이 최근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불거진 영화계 화이트리스트 의혹의 진실이 이번 기회에 속속들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화이트리스트는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등 극우단체에 금전지원을 한 것은 물론 문화예술계에서도 ‘친정권’ 성향의 작품과 인물을 지원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영화계로 한정한다면 정권과 ‘코드’가 맞는 영화의 제작을 유도, 투자했다는 내용. 정부의 영향권에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와 모태펀드가 이에 악용돼 왔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직후 영화계에서는 화이트리스트 논란이 촉발됐다. 정부의 입맛에 맞는 영화인과 영화에 지원금을 몰아줬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랐다. 정권의 특혜로 인해 제작된 것으로 지목된 일부 영화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지목된 영화는 ‘사선에서’. 영화 제작사가 입주한 사무실이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가짜뉴스를 제작한 신문 및 탄핵 반대운동을 벌인 단체 등과 같은 건물에 있다는 사실로 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국정원이 정보보안국 산하에 엔터테인먼트 파트(엔터팀)를 운영하면서 특정 영화감독을 만나 ‘애국영화를 만들면 30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제안한 사실까지 공개됐다. 블랙리스트만큼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확실한 수사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