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에 작품하나] ‘가시나’ 권총 춤도 마틸다가 모티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26일 06시 57분


영화 ‘레옹’
영화 ‘레옹’
■ 선미가 꼽은 ‘레옹’

가수 선미는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라도 웬만해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감성이 부족한 것도, 눈물샘이 마른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하지만 몇년전 우연히 본 영화 ‘레옹(1994년)’은 달랐다. 워낙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고, 내용도 많이 알려진 터라 큰 기대 없이 봤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자신도 당황스러웠지만, 그 감정을 집중하려 애쓰다보니 결국 선미의 ‘인생영화’가 됐다.

‘레옹’은 베일에 가려진 살인청부업자와 옆집 소녀의 우정을 그린 영화로, 뤽 베송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개봉 당시 180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에서 개봉한 프랑스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으로 꼽힌다.

화분을 옆구리에 끼고 킬러(장 르노)를 총총걸음으로 따라가는 마틸다(나탈리 포트먼)의 모습은 아직도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아 있다. 잔잔하게 흐르던 스팅의 ‘Shape of my heart’도 그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영화 속 명장면 가운데 선미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면은 따로 있다. 마틸다가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장면이다. 레옹과 이별을 직감한 마틸다가 “나는 사랑 아니면 죽음이에요. 사랑해요 레옹”이라고 말하며 눈물 짓는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선미는 “가녀린 여자 주인공이 사랑 앞에서 강인해지는 모습이 특히 인상 깊었다”고 했다.

유독 이 장면에 ‘꽂힌’ 선미는 그 후로도 이따금씩 생각하곤 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레옹’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타이틀곡 ‘가시나’가 바로 영화 속 마틸다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것이다. 포인트 춤인 ‘권총 춤’도 마틸다가 권총을 들고 카리스마를 내뿜는 장면을 떠올려 만든 것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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