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오늘(9월 28일)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 제목을 나중에 유행어가 된 말로 바꾸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당시 동아일보는 데뷔 5년차 배우였던 이병헌()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면서 <액션-코믹연기 “척척‘ 「전천후 게릴라」 꿈꾼다>고 제목을 붙였다.
이 제목은 정말 현실이 됐다. 이제 이병헌은 역할과 장르를 불문하고 대한민국 최정상 배우로 손꼽힌다. 가수 싸이가 부른 ’I Luv It‘에서 브레이크 댄스 실력을 선보였던 그는 개봉을 앞둔 영화 ’남한산성‘에서는 ’현실주의자‘ 최명길(1586~1647)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병헌은 1995년 당시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스크‘의 짐 캐리처럼 표정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연기를 시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이 바람과 꼭 맞아떨어지진 않지만 그는 2009년 ’G.I. 조‘를 통해 할리우드에 데뷔하면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무술하는 동양인 남성은 감정 표현과 대사가 거의 없다‘는 공식을 깨드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배우였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조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 영화 평론가는 ”많은 동양 배우들이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기 바쁘다. 그래서 정작 미국 주류인 백인 사회에서는 그 배우가 누군지 모르는 일도 허다하다. 이병헌은 조연이더라도 주류 시장을 공략한 영화 위주로 출연했다“며 ”이제 이병헌은 꼭 동양인이 아니어도 되는 배역에 캐스팅되는 배우로 성장했다“고 평했다. 이병헌은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때 시상자로 무대를 밟기도 했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가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이병헌은 데뷔 때만 해도 ”국어책을 읽는 듯한 대사, 딱딱한 표정연기가 동료 신인들 눈에도 우습게 보이던“ 배우였다. 그러나 이제는 영어 발음까지 좋은 배우로 성장했다. 역시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전략적으로 목표를 향해 노력하면 안 될 일도 되게 마련이다. 확실히 이제까지 이병헌의 배우 인생은 ’한국, 미국, 액션, 코믹, 성공적!‘이다.
※기자에게는 자신이 기사로 쓴 인물과 함께 성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보람이다. 기사 본문을 쓴 박원재 기자는 현재 동아닷컴 대표이사, 사진을 찍은 이훈구 기자는 동아일보 사진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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