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표 발라드’가 가요계를 물들이는 가운데 과거 20여년 전 윤종신이 경쾌한 노래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1위는 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이들이 즐겨 들었다. 굳이 남녀 성비를 따지자면 여성 팬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환호’를 받았다.
1995년 발표한 4집 ‘공존’의 세 번째 수록곡 ‘내 사랑 못난이’. 당시 스물여섯 청년 윤종신이 작사, 작곡했고 타이틀곡 ‘부디’ 못지않게 히트 쳤다. 이 곡이 화제를 모은 건 수록곡 중 유일하게 경쾌한 트랙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사가 일품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처음 이 노랠 듣고 ‘욱’하는 마음이었다. 대체 욕인지, 칭찬인지 알 수 없는 가사가 여성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나에겐 누구나 말리는 못생긴 여자친구 하나 있지/친구들은 그녀에게 첫인사로 인상 좋다 하지/그 후에도 친구들은 뻔히 여자친구 있는 내게 소갤 받으러 나오라며 내 안에 그녈 무시하지/미인과 걸어가는 남자들의 표정엔 자부심이 가득하지/친구들과 만나면 으스대지…’
자신의 ‘못생긴’ 여자친구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친구들을 나무라면서 그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노래다. 비록 못생겼어도 마음만은 예쁜 여자친구가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얘기다. 여성들이 ‘욱’했던 이유는 굳이 여자의 못생긴 외모를 강조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노래가 히트 친 건, 가수가 ‘꽃미남’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조각 같은 외모의 남자 가수가 이 노래를 불렀다면 ‘비호감’으로 낙인 찍혔을 수 있었을 것이다. 키도 크지 않고 삐쩍 마른 가수가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과 애교를 담아 부르는 모습에 여성들도 가사에 자신을 이입해 즐겨듣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