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신혜 “얼굴에 나이 보인다고…롱런하는 선배들 존경스럽고 부럽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일 06시 57분


배우 박신혜가 영화 ‘침묵’으로 돌아온다. 미궁에 빠진 사건 용의자를 돕는 변호사 역할이다. “2시간 분량의 영화를 이끌어 갈 만한 에너지를 채우고 싶다”는 박신혜는 “내년에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신혜가 영화 ‘침묵’으로 돌아온다. 미궁에 빠진 사건 용의자를 돕는 변호사 역할이다. “2시간 분량의 영화를 이끌어 갈 만한 에너지를 채우고 싶다”는 박신혜는 “내년에 더 많은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 영화 ‘침묵’으로 돌아온 박 신 혜

최민식 선배님 출연…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류준열 오빠는 카멜레온…이수경은 럭비공
다들 연기 잘하니까 내가 너무 부족해 보여

한류 인기? 혼자만의 힘으로 보기엔 불가능
어릴 때부터 봐온 팬들…그들이 날 키웠죠

배우 박신혜(27)는 연예계에서 인맥 넓기로 유명하다. 아시아투어까지 진행하는 한류스타이지만 주위 시선에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사람들과 편안하게 교류한다. “출연한 작품이 많아 만나는 배우들도 많아진 것 뿐”이라지만 유독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의 영향도 크다.

“흔히 저한테 마당발이라고 하는데 내가 경험한 촬영장에서는 그다지 탈이 날 일도 없었고, 성격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작품 끝나고 나면 사실 연락하기가 어려워서 일부러라도 다같이 모이는 자리를 한 번씩 마련한다.”

모임이 유지되려면 연락 담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주로 박신혜가 맡는다.

“연락은…, 대부분 내가 한다. 하하! 예전엔 내가 늘 막내여서 연락 담당일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상속자들’ 할 때는 딱 중간이어서, 또 내가 했다. 뭔가 나서서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사람을 좋아한다.”

2일 개봉한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제작 용필름) 역시 박신혜에게 ‘사람’을 남겼다. 류준열과 신인 이수경이다.

“준열 오빠는 정말 임기응변에 능한,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다. 스펀지 같이 모든 걸 빨아들인다. 수경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았다. 다들 연기를 잘하니까 내가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더라.”

연기력에서 한 번도 부정적인 지적을 받은 적 없는 박신혜의 마음을 위축시킬 만큼 ‘침묵’의 현장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영화는 그룹 회장의 약혼녀인 유명 가수가 피살되고, 용의자로 회장의 외동딸이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박신혜는 미로 같은 사건의 중심에서 회장에게 고용된 변호사 역이다. 주로 맞붙는 상대는 최민식이다.

“최민식 선배님이 출연한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감독님은 ‘신혜 씨는 희정처럼 누군가에게 믿음을 주는 이미지’라면서 나를 원한다고 했다.”

박신혜는 그간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 선한 매력의 인물을 주로 맡아왔다. 이번 ‘침묵’도 마찬가지다.

“내 옆에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내가 겪고 있는 인생의 여러 겹들이 자연스럽게 쌓인다면, 그걸 모아 여러 인물로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배우 박신혜.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신혜.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 “주변 의식하지 않는다? 그냥 내려놓았을 뿐”

박신혜는 탄탄한 팬덤을 가진 한류스타다. 매년 아시아 5∼6개국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는 유일한 20대 여배우다. 그는 인기의 원인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

“참, 아이러니다. 단지 드라마의 힘으로만 보기도 불가능하고. 함께 출연한 남자 배우들이 워낙 인기여서 그 영향이 나에게 이어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또 팬들은 나를 어릴 때부터 봐왔다. ‘키웠다’는 마음이 있다.”

팬 이야기가 나오자 할말이 많은 듯 했다.

“팬클럽에서 만나 결혼한 커플까지 있다. 팬미팅 때 노래 부르고 춤도 추는데, 창피한 일이지만 요즘 몸이 굳어서 발이 잘 안 떨어진다. 하하!”

박신혜는 중학생 때 연기를 시작했다. 큰 슬럼프 없이 실력을 쌓아왔다. 웃음 많고 낯가림 없는, 긍정적인 성격은 “부모님의 영향”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내 촬영장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중학생 때 시작했으니, 사실 어리지도 않았고. 조심할 게 뭔지 다 아는 나이였다. 만약 잘못을 했다면 그걸 깨닫고 다음에 하지 않으면 되니까. 그렇게 부모님은 냉정하게 나를 바라봐줬다. 예전엔 오후 6시 통금도 있었는데 스무 살 넘어 해제됐다.”

지금은 부모와 취미도 공유한다. 함께 골프를 치거나, 아빠와 단둘이 낚시도 다닌다. 하지만 박신혜가 진짜 ‘꽂힌’ 혼자만의 취미는 서핑. 워낙 물을 좋아하는 그는 올해 처음 서핑을 접하고 그대로 빠져들었다. 친척 오빠가 강원도 양양에 서핑 가게를 차린 게 계기가 됐다.

물론 볼링도 가끔 치지만 빼놓지 않고 하는 운동은 필라테스. 은근히 운동을 많이 한다고 묻자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체질”이라며 웃음 지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박신혜는 비교적 자주 ‘목격’된다. 또래처럼 평범한 일상을 보내려 하기 때문이다. “마트는 진짜 자주 간다. 자다 일어나서 필요한 게 있으면 청바지에 셔츠 입고 바로 간다. 할인마트도, 백화점도 가리지 않는다.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시선이 의식되지는 않을까.

“그냥…. 내려놓은 거지 뭐.(웃음) 너무 신경 쓰면 힘들더라. 청바지에 후드티셔츠 입고 피부과 가고, 운동도 간다. 피곤해 보인다 싶을 땐 모자 눌러쓰고 나간다.”

밝은 성격덕분에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예뻐진다는 말도 듣는다. 성형수술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외모의 소유자로서 전지현, 송혜교와 비슷한 이미지라는 평가도 따른다.

“같이 비교해주니 영광일 따름이다. 그런데 요즘 댓글 보면 ‘박신혜도 이제 얼굴에서 나이 보인다’는 글도 있더라. 전도연, 전지현 선배처럼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고 부럽다. 나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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