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탱이형, 기억할게” 눈물의 마지막 배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3일 06시 57분


2일 오전 열린 김주혁의 영결식 모습. 동료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일 오전 열린 김주혁의 영결식 모습. 동료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주혁 영결식…서산 가족 납골묘 안장

배우 김주혁이 마흔다섯 해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영면했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던 동료들은 슬픔에 잠겼고 연인 이유영도 떨군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눈물만 보였다. 고인은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영화 촬영에 집중했고 그렇게 유작을 남겼다.

김주혁의 영결식이 2일 오전 10시45분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황망하게 떠난 고인과 갑작스럽게 이별해야 하는 남은 이들의 슬픔은 커 보였다.

소속사 나무엑터스에서 10년 넘도록 동고동락했던 배우 유준상과 김지수, 도지원, 문근영의 눈시울은 붉었고, KBS 2TV ‘1박2일’을 함께 한 차태현과 김준호, 김종민, 데프콘의 표정은 침통했다. 배우 황정민과 정진영 등 생전 고인과 교류해온 배우들도 슬픔을 견디기 힘든 모습이었다.

이유영의 슬픔은 누구보다 큰 듯 했다. 10월30일 사망하고 빈소가 마련된 10월31일부터 3일째 자리를 지킨 그는 정신적 충격과 오열을 거듭한 탓에 주변에선 만류했지만 끝내 운구차에 함께 올라타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비록 김주혁은 대중의 곁을 떠났지만 그는 작품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쉰다. 1998년 SBS 8기 공채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한 고인은 20년 동안 “올곧고 바른 성품”이라는 측근들의 설명 그대로 오직 영화 등 작품에만 매진해왔다.

눈을 감기 전 김주혁은 두 편의 유작을 남겼다.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영화 ‘흥부’와 최근 자신의 출연 분량을 끝낸 ‘독전’이다. 이들 영화에서 김주혁은 어지러운 시대 백성의 편에 서는 정의로운 양반(흥부)으로, 중국 마약시장의 거물(독전)로 각각 나선다. 올해 초 악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성공한 ‘공조’의 호평으로 최근 작품 활동을 늘려가던 그의 마지막 발자취는 그렇게 남았다. 생전에 남긴 19편의 영화 속에서도 그는 살아있다.

김주혁은 충남 서산시 가족 납골묘에 안장됐다. 1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이자 그가 가장 존경한 배우 고 김무생이 영면한 곳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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