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성추문에 휩싸인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58)가 개봉을 앞둔 영화에서 ‘통편집’ 된다.
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영화 ‘올 더 머니 인 더 월드(All the money in the world)’에서 케빈 스페이시 촬영분을 ‘통편집’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빈 스페이시가 맡았던 역할은 캐나다 출신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대신한다.
이 영화는 유명한 석유재벌 존 폴 게티의 손자인 존 폴 게티 3세(당시 16세)의 납치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스페이시는 극중 존 폴 게티 역을 맡아 8일 간 촬영을 했다. 매체는 할리우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원래 해당 역할에는 클리스토퍼 플러머가 캐스팅 될 예정이었지만 제작사 측은 더 유명한 배우가 그 역을 맡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이미 촬영을 마치고 개봉 예정일(12월 22일)까지 약 6주가 남은 상태다. 스콧 감독은 개봉일은 변경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재촬영 문제도 그렇지만 몇몇 장면에서 합성 등 섬세한 영상 편집이 필요해 상당히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이시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1996·남우 조연상)’ ‘아메리칸 뷰티(2000·남우 주연상)’로 오스카상(미국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유명 배우다. 그런 그가 차기작에서 통편집 당하는 신세가 된 이유는 그의 잇따른 성추문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남배우 안소니 랩(46)이 한 연예매체와 인터뷰에서 31년 전이던 1986년, 소년시절 스페이시에게 동성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스페이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당시 성추행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면서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남성, 여성 모두와 관계를 맺어 왔다. 살아오면서 남성들과 로맨틱한 만남을 가졌고 사랑을 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게이’로 살 것을 선택했다”라며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일)해 또 한 차례 화제가 됐다.
또 같은 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스 앵커 출신인 헤더 언루는 지난해 7월 18세이던 자신의 아들이 매사추세츠주의 한 술집에서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스페이시는 언루의 아들에게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해 취하게 한 다음 바지 안에 손을 넣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영국 런던에서 바텐더로 일했다는 크리스 닉슨도 이날 언론을 통해 비슷한 사실을 폭로했다. 지난 2007년 한 파티에서 자신이 여자친구와 같이 있을 때 스페이시가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며 성추행했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는 자사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주연을 맡았던 케빈 스페이시와 모든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우스 오브 카드’도 더는 시즌을 연장해 방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스페이시의 에이전트와 홍보담당자도 그와 계약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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