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저스티스…’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 ‘토르’ 흥행 이어 가을 극장가 석권 예감 마블·DC 해마다 두 세편씩 시리즈 내놔 ‘5월·11월’ 비수기 노린 한국영화 위기
‘히어로무비’가 연중 쉬지 않고 이어진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화력을 더하면서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흥행 성적까지 갈아 치우고 있다.
15일 개봉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DC의 영화 ‘저스티스 리그’가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해 첫 주말 극장가 석권을 예고하고 있다. ‘어벤져스’의 마블스튜디오와 더불어 히어로무비의 양대 축으로 통하는 DC는 배트맨과 원더우먼 등 소속 히어로가 총출동해 드림팀을 꾸린 이번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력 확장에 나선다.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른다. 지난해 3월 시리즈의 출발격인 ‘슈퍼맨 대 배트맨:저스티스의 시작’이 다소 지루한 전개로 국내서 220만 명(영화진흥위원회) 동원에 그쳤지만 DC 소속 히어로들의 연합작전이 이번 영화를 기점으로 화려하게 펼쳐지면서 관객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저스티스 리그’에 앞서 또 다른 히어로무비 ‘토르:라그나로크’도 흥행에 성공해, ‘가을=극장 비수기’라는 공식도 무너지는 분위기다. 작년 가을에는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544만 명을 모았다.
마블과 DC가 해마다 두세 편씩의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국내 극장가에서도 히어로무비의 ‘연중무휴’가 정착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5월 DC가 ‘원더우먼’(216만)을 내놓았고, 마블은 5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273만), 7월 초 ‘스파이더맨:홈커밍’(725만)에 이어 최근 ‘토르:라그나로크’(436만)까지 몰아쳤다.
내년에도 비슷하다. 당장 2월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 ‘블랙 팬서’가 개봉하고, 5월에는 ‘어벤져스’의 세 번째 시리즈 ‘인피니티 워’, 7월 초에는 ‘앤트맨과 와스프’가 대기하고 있다. DC 역시 내년 ‘아쿠아맨’ 개봉을 준비 중이다. 시리즈가 축적되면서 마블과 DC의 인증마크가 붙은 영화들은 흥행으로 직결된다.
웰메이드 히어로무비를 향한 관객의 만족도는 높지만 한편으로 한국영화 제작진의 긴장감은 그만큼 커진다. 히어로무비가 개봉하는 시기가 특히 국내 영화계 긴장을 유발시킨다. 보통 한국영화 대작이 포진한 7∼8월이나 12월 등 극장가 성수기에서 비껴나 5월이나 11월로 개봉시기를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 세계 동시개봉 라인업에 따른 결정이지만 국내 상황으로 한정한다면 봄과 가을은 상대적으로 대작이 적게 포진한 탓에 중소 규모 한국영화들이 개봉 시기로 선호하는 때이기도 하다. 스크린을 몇 개 확보하느냐에 따라 흥행 성적이 결정되는 요즘 상영 분위기에서 일부 영화들은 점차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배급사 마케팅 담당자는 “히어로무비는 탄탄한 고정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고 이들은 자발적으로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한다”면서 “같은 시기 한국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