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민 “25년 만에 첫 전성기…들뜨면 ‘스튜핏’ 짠내인생 쭉 가는 거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6시 57분


“돈은 안 쓰는 것이다”란 신조로 전성기를 맞은 방송인 김생민. 단발성 프로그램으로 방송한 ‘김생민의 영수증’이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26일부터 정규 편성돼 시청자를 찾았다. 대중의 관심에 그는 “마흔 살 넘어 인기를 얻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했다. 사진제공|KBS
“돈은 안 쓰는 것이다”란 신조로 전성기를 맞은 방송인 김생민. 단발성 프로그램으로 방송한 ‘김생민의 영수증’이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26일부터 정규 편성돼 시청자를 찾았다. 대중의 관심에 그는 “마흔 살 넘어 인기를 얻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했다. 사진제공|KBS
■ 팟캐스트 코너서 KBS2 정규편성된 ‘김생민의 영수증’

팟캐스트로 만난 송은이·김숙과 의기투합
KBS2 ‘김생민의 영수증’ 총 10부작 정규방송
송은이 누나가 ‘네 이름 걸고 가자’ 힘 실어줘

15년전부터 줄곧 생각해왔죠
여유있게 돈 벌면 대출부터 갚고
절대 들뜨지 말자고!

마흔 넘은 나이에 감사하기만 한 인기
죽도록 열심히 해서 보답할 겁니다


방송인 김생민(44)에게 2017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곧 다가올 2018년도 지금의 분위기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1992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생민이 25년간 착실하고 진실한 모습으로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오며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고 하지만 김생민은 우쭐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24일 서울 상암동에 만난 그는 “15년 전부터 여유 있게 돈을 벌면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왔다. 우선은 대출을 갚자고 마음먹었다. 아직 (각종 출연료 등이)입금이 되지 않아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지만(웃음), 돈이 많아졌다고 해서 절대 들뜨지 말자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김생민 인생의 대역전극은 8월에 시작됐다. 한 포털사이트의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 경제자문위원으로 참여한 김생민은 과소비 행태를 꼬집고 현실적인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별도의 코너가 만들어졌고, KBS 2TV에서 15분 분량으로 제작해 방송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그리고 70분으로 확대돼 26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30분’으로 정규 편성되는 “작은 방의 기적”을 이뤄냈다.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그동안 미처 몰랐던 김생민의 매력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셈이다. 대중은 물론 방송가에서 김생민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10년 이상 출연 중인 KBS 2TV ‘연예가 중계’, MBC ‘출발! 비디오 여행’, SBS ‘TV 동물농장’ 외에 25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짠내투어’로 프로그램 수를 늘렸다. 각종 제품의 모델로도 활약하며 광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예기획사 SM C&C와 전속계약을 맺는 등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3개의 프로그램 외에 다른 일을 함께 하려니 바쁘긴 하다.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하고 있다. 아내에게 ‘처음으로 겪는 바쁨인데 더 바빠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하! 다행히 늦은 밤까지 일을 하지 않아 잠은 잘 자면서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 부모님도 제가 잘 되기를 소망하고 있어 잘 하고 싶다.”

방송인 김생민. 사진제공|KBS
방송인 김생민. 사진제공|KBS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다. 김생민은 “이전까지 어디서도 제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나선 경험도 거의 없다. 하지만 ‘김생민의 영수증’을 기획한 송은이와 또 다른 주인공인 김숙에게 의지하며 힘을 얻고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출연 제의를 받으면 두 사람의 의견을 참고해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김생민은 송은이의 마음 씀씀이에 더 없이 고맙다. 사실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제목이 결정되기 전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 푼’ ‘거지꼴 난다’ 등이 후보로 올랐다. 송은이는 “이번 기회가 동생의 이름을 알리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철저하게 제 의지였다. 김생민 이름 석자를 달고 하고 싶었다”고 했다. 열심히 하는 후배가 지금보다 더 많은 빛을 받길 바라는 마음이 결국 지금의 ‘김생민의 영수증’을 탄생시킨 것이다.

세 사람이 의기투합한 프로그램은 26일부터 총 10부작으로 방송된다. 예정대로라면 1월 말쯤 종영한다. 프로그램이 한창 인기를 끌었던 시기를 놓치고, 다소 늦게 정규 편성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김생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는 “마흔을 넘은 나이에 이 정도의 인기를 얻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랍다. 전혀 예상 못한 일이다. 이전보다 대중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제작진과 함께 다른 방법을 강구해 돌파하겠다. 시청자 입장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딱히 전성기를 노리고 기다린 것은 아니지만 노력한 자에게 찾아온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김생민이다. 그는 약 2달 간 방송하는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이전과 마찬가지의 각오와 투지로 프로그램에 임할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까지는 (전성기가)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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