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대표 “방탄소년단만의 진정성이 세계시장 문 열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1일 06시 57분


그룹 방탄소년단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며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진행한 월드투어 ‘윙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며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진행한 월드투어 ‘윙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불타오른’ 방탄소년단

이 모든 게 우연이 아니다.
‘피 땀 눈물’이 담긴 ‘쩌는’ 무대로 전 세계에서 불타올랐다!

● 방시혁 대표

‘쩔어’ 전 세계에 퍼진 팬덤 결집
‘불타오르네’ 통해서 팬덤 극대화
‘피 땀 눈물’ 범대중성 확보 계기
음악의 격려와 위로의 힘 믿었다

● 방탄소년단

아메리칸 어워즈 아직도 얼떨떨해
윙스 투어 전 도시 머릿 속에 기억
빌보드 200 1위·핫100 톱10 목표
내년 새 시리즈 앨범으로 돌아올 것


매 순간 놀라울 정도로 경이한 기록을 써내려가는 방탄소년단.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동안 이들이 만들어낸 성과는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거나 정의하기 어렵다.

방탄소년단은 기획 단계부터 서구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았고,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고민을 노래로 만들었을 뿐인데 전 세계가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2월 서울을 시작으로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진행한 월드투어 ‘윙스’는 40회 모두 전석 매진, 최신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로 빌보드200 7위, ‘마이크 드롭’ 리믹스버전으로 빌보드 핫100 28위, ‘빌보드 뮤직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어워즈’ 등 출연, 미국 ABC NBC CBS 등 지상파 3대 간판 토크쇼 출연 등은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방탄소년단과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라 불리는 방시혁(45)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투어 파이널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탄소년단이 걸어온 발자취와 내년 한 단계 더 뛰어오를 ‘무대’를 공개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방시혁 “케이팝 음악의 가치, 방탄소년단 색깔을 지킨 것이 성공 비결”


-성과가 기대 이상이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 수상이 방탄소년단의 글로벌한 팬덤을 확인한 계기였다면 ‘아메리칸 뮤직어워즈’는 대중성을 높이 평가하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한국 음악이 팝의 본고장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더 큰 가능성을 보게 한 기회였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게 된 비결이나 핵심 전략은?

“많은 분들이 방탄소년단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한 역량이나 전력, 성공 비결을 묻는다. 아직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간결하고 정확하게 답을 내리기도 어렵다. 하지만 음악의 진정성을 믿었다. 대중음악이 전달하는 격려와 위로의 힘을 믿었기에 오늘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진솔한 메시지를 담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들려줬고 이들이 동 세대와 교감하고 같은 성장통을 겪으면서 더 단단하게 성장한 것 같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방시혁은 1997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와 손잡고 일 해왔다. god ‘하늘색 풍선’, 비 ‘나쁜 남자’,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과 ‘내 귀에 캔디’ 등의 히트곡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을 키워낸 업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시상식에서 해외진출유공 문화교류공헌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날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의 성과에 대해 다른 케이팝 아티스트들과 제작자들이 걸어온 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케이팝의 성장 동력을 다시금 이야기하는 기회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방탄소년단을 처음 기획할 때 두 가지 가치는 지키려고 했다. 하나는 케이팝 음악의 가치,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색깔이다. 흑인 힙합음악을 베이스로, 멤버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하게 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치게 했다. 진정성을 지키려 했던 것이 서구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2017년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역동적 서사였다.”

-케이팝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나.

“케이팝은 하나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비주얼 적으로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종합 패키지 같은 음악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은 방탄소년단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

-방탄소년단의 성장 분기점은 언제라고 생각하나.

“여전히 유기적이고 다양하고 놀라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팬들과 분석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기회가 되는 곡들이 있더라. ‘쩔어’라는 곡이 유튜브에서 반향을 일으키게 된 것이 그전부터 쌓인 방탄소년단의 해외 팬덤을 결집하게 만들었다. 소위 아이돌 팬덤 용어로 ‘영업을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됐다. 또 ‘불타오르네’는 결집된 팬덤을 터지게 만든 계기가 됐고, ‘피 땀 눈물’은 조금 더 보편성과 범대중성을 확보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른바 ‘흙수저’ 아이돌그룹이었다. 대형기획사가 아닌 중소기획사에서 만들어 더욱 관심을 받는다.

“과거 음반 기획사들이 케이팝을 해외에서 산업적으로 기능하게 만들었듯, 나도 방탄소년단을 통해 그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구시장에 진출하려는 기획사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월드투어 파이널 공연에서의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월드투어 파이널 공연에서의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방탄소년단 “다음 목표는 빌보드200 1위, 핫100 톱10”

방탄소년단의 얼굴이 ‘활짝’ 폈다. 20대 초반의 여느 청년들처럼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끼를 숨길 수 없었다.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에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그룹이라는 점도 이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있었다. 기분은 어떤가.

“얼떨떨하다. 이 모든 성과는 당연히 팬 여러분들 덕분이다. TV나 인터넷에서만 보던 곳을 가니 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다. ‘빌보드 뮤직어워즈’에서는 무대를 하지 않아 아쉬웠는데, ‘아메리칸 뮤직어워즈’를 통해 우리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뻤다. 리허설 할 때 실감이 나더라. 한국어로 된 노래로 공연하며 팬 이외의 분들께도 우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쁜 시간이었다. 미국 시상식인데도 팬들이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환호를 많이 해줘 감사했다.”(정국)

-19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우리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준 공연들이었다. 하나하나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다. 전 세계 팬들을 만나서 즐거웠고, 오히려 우리가 더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뷔)

공연장을 가득 메운 2만 명의 관객은 야광봉을 흔들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번 서울공연은 사흘간 열려 모두 6만 명을 동원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연장을 가득 메운 2만 명의 관객은 야광봉을 흔들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번 서울공연은 사흘간 열려 모두 6만 명을 동원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원하는 목표는 모두 이뤄졌다. 새롭게 세운 목표는.

“매주 빌보드 차트를 확인하는데 신기하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마이크 드롭’ 리믹스 버전이 빌보드 메인(싱글)차트인 ‘핫100’에서 28위까지 올랐다. ‘빌보드 200’ 1위, ‘핫 100’ 톱10까지 올라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지민)

“최근 일본에서 진행한 돔 투어도 우리가 일본에 처음 갔을 때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해냈다. 꿈은 크게 가질수록 좋다고 하더라.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스타디움 투어를 해보면 어떨까 한다.”(진)

-내년 계획은.

“오늘(10일) 공연이 투어의 마지막 일정이다. 내년에 발표할 ‘러브 유어셀프 승-허’의 새로운 시리즈 앨범을 준비 중이다. 더 많은 나라에서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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