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대본…생방송…방송중단까지…‘시간’에 쫓기는 드라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6일 06시 57분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위쪽)-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사진제공|tvN·KBS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위쪽)-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사진제공|tvN·KBS
“짧은시간에 CG 완성도 높이려다 사고”
더 많아질 특수효과…앞으로가 더 문제
‘황금빛 내 인생’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촬영 쫓겨 휴방


드라마 제작 현장이 시간에 쫓기다 결국 ‘사고’를 냈다. 24일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2회 분이 방송 중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쪽대본’과 ‘생방송’을 넘어 이제는 방송에 내보낼 분량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만큼 촬영장의 ‘시간싸움’은 심각해지고 있다.

‘화유기’는 극중 요괴 역인 이승기와 차승원의 특수효과와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아 컴퓨터그래픽(CG)이 빈번하게 활용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송 2회 만에 CG 작업에 무리가 가해지며 방송중단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방송 중에 ‘실시간’으로 편집 작업을 한 셈이다. 방송사 측은 “후반(CG)작업이 지연돼 방송 송출이 원활하지 못했다. 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했지만 제작진의 열정과 욕심이 본의 아니게 방송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중단됐던 2회 분은 25일 오후 6시10분부터 중간 광고 없이 방송했다.

‘화유기’는 10월 초 차승원, 오연서 등의 분량부터 먼저 촬영을 시작했고, 이승기는 10월31일 제대하면서 곧바로 합류했다. 하지만 주인공인 이승기가 다른 출연자들과 엮이는 장면이 많아 일찌감치 촬영을 시작한 것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화유기’는 방송 2회 만에 ‘방송중단’ 해프닝을 벌이면서, 향후 사고 재발에 대한 우려도 크다.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30·31일 방송하지 않는다. 대신 ‘송년 특집-황금빛 내 인생’을 편성해 제작 뒷이야기와 출연자 인터뷰, 명장면 등을 소개한다. 제작진은 시청률 40% 돌파의 의미를 되새기고 시청자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촬영시간 확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24일 34회까지 방송한 드라마는 현재 35회 촬영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셜 방송으로 약 2주의 시간적 여유를 벌게 됐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작진은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27일과 28일 결방을 결정했다. 21일 10회를 방송할 당시 대본은 11회까지 나와 있어 27일 정상 방송이 가능했지만, 제작진은 무리한 촬영과 편집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 연출자 신원호 PD는 전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방영 당시에도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이유로 9, 10회 방송 날짜를 일주일 미룬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드라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정상방송’에 대한 시청자와의 약속을 먼저 지키려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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