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편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방송 후 이틀이 지난 8일 오후에도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그것이 알고싶다 비트코인’ 등의 검색어가 오르내리고 있다.
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가상화폐 열풍의 현 주소를 진단하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비트코인 대박 신화’ 소문의 주인공들은 물론, 가상화폐 투자로 피해를 본 이들을 직접 만났다.
이날 방송에는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 신(神)으로 불리는 ‘아뜨뜨’(닉네임)가 출연했다. 아뜨뜨는 2015년 6월 초기 자본금 300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으로 현재 100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연찮게 거래소에서 사고팔게 됐다. 중국에서 사용하기 위해 300만 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우연히 구입하게 됐다. 잊고 있던 와중에 비트코인 가격은 올랐다. 비트코인으로 최대 한 700개까지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래도 흙수저, 저래도 흙수저라면 5000만 원쯤 과감하게 투자해볼 필요도 있다”고도 말했다.
2016년 3월 8만 원으로 처음 투자를 시작했다는 또 다른 가상화폐 투자자 A 씨(23)는 촬영 당시 2190만 원이었던 비트코인을 979개 소유하고 있었다. 약 215억 원 정도다. 또 한 국내 거래소 디지털 지갑에 73억 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총 약 288억 원을 가지고 있는 셈.
A 씨는 모니터 숫자로만 표기돼 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제작진의 말에 그 자리에서 2000만 원을 현금화 해 보여줬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A 씨의 자산은 315억 원이 됐다. PD는 “지금 인터뷰 한 2시간 동안 30억이 늘어났네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2시간만에 앉아서 30억 원을 버는 세상. 이 광경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피해 사례도 소개됐다. 특정 코인을 공략해 가격을 뛰게 하는 단톡방(단체 채팅방)인 ‘펌핑방’의 피해자인 B 씨는 돌아보면 지독한 도박의 늪에 빠졌던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B 씨는 4개월 전 한 단톡방에 들어가게 되면서 가상화폐에 투자하게 됐다. 2000여 명이 있는 방에서 운전수로 보이는 김 부장이 분위기를 끌고 있었다. 사야할 때는 알려주지만 팔아야 할 타이밍은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B 씨는 손해를 입으면서도 믿음은 버리지 않았다. 그들이 공개한 엄청난 투자 수익 때문. 그러나 이는 포토샵으로 조작한 거짓이었다.
B 씨는 “시체가 되는 거다. 시체가 쌓인다. 그거는 정말 마지막까지 간 거다. 알면서 빼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끝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B 씨는 가지고 있던 코인을 모두 처분했다. 4개월간 그는 7000만 원을 잃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B 씨처럼 코인 거래소 해킹으로 큰 돈을 하루아침에 잃은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며 가상화폐의 불안전성을 지적했다. 또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방송 후 많은 누리꾼들이 ‘역효과’를 우려했다. 가상화폐의 위험성보다는 몇몇 투자자들의 ‘막대한 수익률’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아이디 ‘vkdn****’는 “방송에서 코인의 부작용이라고 언급한 게 고작 다단계, 대리투자. 이에 반해 300억 번 사람의 임팩트가 너무 셌음. 인터뷰하는 도중 30억 벌었다고 하니 피디도 놀래서 한숨 쉼. 사람들 머리엔 이것 밖에 안 남음”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것이 알고싶다 비트코인 편이 방송 되면서 오히려 잠자던 사자를 깨운 격이네요. 비트코인 편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관심이 더 많아지고 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연일 계속해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릅니다(이**)”, “기름을 부었네. 사람 심리가 잃은 사람보다 수익을 본 사람만 보게 되는데. 그것도 100억 단위로 수익 본 사람을 보여줬으니 겁나 오르겠다(zz00****)”, “방송의 역효과 예상. 돈 번 사람들 진짜구나~ 하면서 투자하려는 사람만 늘듯(jinm****)”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보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입했다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솔직히 방송 보고 전자화폐 해보고 싶어서 가입함(5474****)”, “하라고 부추기는 방송 같았네요(ipho****)”, “그것이 알고싶다 보고 비트코인에 혹해서 거래소 가입했다. 그알에서 알려준 건 1. 실제 대박은 존재하고 실체가 있다(많다) 2. 비트코인은 유한하니까 오를 수밖에 없다 3. 거래소는 불안정하니까 조심 4. 사기 조심(someoneikn****)”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이 홍보 역할을 해줬다며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방송에서 홍보를 제대로 해주셨어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일요일에 일어나 보니 올라 있더라구요 ㅋㅋㅋ(aksw****)”, “결국 그알이 가상화폐 모르는 사람도 투기하게 만들었네 ㅋㅋㅋ 빗썸 전종목 다 상승 중 ㅋㅋㅋ 그알 감사합니다(blue****)”라고 적었다.
이에 많은 누리꾼들이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이거 지금 투자하면 비트코인 많이 갖고 있는 애들 돈 벌어주는 거. 투자자들 많아지면 가치 상승하고 그 돈들 빼가버리면 나머진 휴지조각. 들러리 된다. 하지말그라~~(rmsu****)”, “비트코인이 천년만년 수익을 줄 거라 생각하나? 눈앞에 100억 원이 찍혀있어도 현금화 못하면 내 돈이 아닌 거다. 적당히 먹었음 틈틈이 현금화해라. 언제 연기로 흩어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화폐다. 아니, 화폐라 이름 붙이기도 과분하다(ktk2****)”, “무섭네. 진짜 그냥 투기구만. 인생 정석대로 살아요. 결국 현금화 못하면 쓸 수 없고 대다수가 실물로 현금화하는 순간부터 실물경제 다 망가뜨릴듯(pm_i****)”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는 ‘et44****’는 “이게 진짜 뇌가 이상해지는 거 같음. 소액 넣었는데 계속 신경 쓰이는 건 똑같으니까 돈 좀 더 넣어볼까 싶고, 또 돈 좀 버니까 더 못 넣은 게 아쉽고. 시간·정신이 뺏기니까 그만둘까 싶다가도 더 오를 거 같아서 현금화를 못 하겠음”이라며 가상화폐의 늪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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