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세상을 떠난 배우 전태수가 23일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에서 영면한다.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진 고인은 치료를 받으면서 아픔을 이겨내려 했지만 끝내 견디지 못하고 향년 34세로 눈을 감았다.
배우 하지원의 동생으로 잘 알려진 전태수는 최근 4년여 동안 이렇다 할 연기활동이 없었다. 가장 최근 참여한 작품이 2013년 방송한 MBC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이다. 2014년 중국 드라마 ‘은혼일기’에 잠깐 출연한 것을 마지막으로 4년 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을 봐주던 소속사도 없었다.
그러다 전해진 갑작스러운 부고에 생전 고인과 교류해온 연예계 관계자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과 얼마 전까지 전화통화로 안부를 나눴다는 한 관계자는 22일 “평소와 다름없이 안부를 주고받았고, 곧 연기활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지도 보여 응원해줬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소속사가 없는 고인을 대신해 부고를 알린 곳은 누나 하지원이 소속된 해와달엔터테인먼트다. 고인의 사인이나 정확한 사망 과정에 대해 유족은 “비공개 방침”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유족은 서울 강남의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용히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고인은 오랫동안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와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치료를 꾸준히 해왔고 최근에 상태가 호전돼 연기자로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었다”고 밝혔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SNS에 사진도 꾸준히 올렸다. 마지막 게시물은 11일 올린 자신의 ‘셀카’ 사진. 이달 초에는 바닷가 여행 사진을 올려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고인의 주변에서는 갑작스러운 부고에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의 전태수. 사진제공|KBS 사실 고인은 전태수라는 이름보다 ‘하지원의 동생’으로 더 유명했다. 2007년 SBS 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로 데뷔할 때부터 당시 톱스타였던 하지원의 동생으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0년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차츰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이후 SBS ‘괜찮아, 아빠 딸’ JTBC ‘궁중잔혹사’로 활동을 이었다.
하지만 10년여 동안 이렇다할 대표작을 만들지 못한 아쉬움도 남겼다.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하지원의 동생’이란 사실도 그에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주변인들의 설명이다. 전태수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누나의 영향을 받아 연기자가 됐다기보다 배우를 어릴 때부터 꿈꿔왔다”며 “연기자 전태수라고 불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생의 비보에 하지원도 상당한 충격에 빠졌다. 22일 예정된 영화 ‘맨헌트’ 시사회와 언론 인터뷰 등을 전면 중단하고 빈소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