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의 성공으로 예능프로그램의 시즌제를 바라보는 방송가 안팎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28일 종영과 동시에 3월4일 시즌2를 예고하면서 시즌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알렸다. 이를 계기로 드라마나 시트콤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도 시즌제 제작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제작 환경에서의 시즌제는 새로운 바람이다. 드라마는 시즌제를 통해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예능프로그램이 시즌제를 통해 내용을 발전시키기는 사실 어렵다. 출연자 교체나 약간의 포맷 변경이 전부다. 특히 호흡이 긴 정규프로그램과 달리 시즌제는 방송 횟수를 미리 정해놓는 까닭에 시청자 반응을 고려하면서 시행착오를 극복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불리하다. 오히려 성공에 대한 압박이 강해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않으면 시도하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생민의 영수증’의 성공은 의미가 깊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애초부터 시즌제로 기획됐다. 제작진은 10회에 걸쳐 내보낼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 상태에서 제작에 돌입했고, 회마다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MBC는 2월 설 연휴 특집프로그램부터 시즌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최승호 사장은 이미 신년 간담회에서 ‘나혼자 산다’ ‘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등의 시즌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박수칠 때 떠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높은 시청률과 인기에 발목이 잡혀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이끌면 탈이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시청자는 같은 포맷과 내용을 계속 접하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제작진은 비슷한 제작 방식으로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위기를 맞게 된다.
‘김생민의 영수증’의 한 관계자는 29일 “향후 시즌제 예능프로그램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장기간 계속되는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익숙함과 안정감을 주지만 동시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시즌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력이나 제작비 등 정규프로그램과 시즌제 프로그램의 제작환경을 달리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