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호기심 ‘버닝’… 칸을 태울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0일 03시 00분


이창동 감독 8년만의 복귀작 ‘버닝’ 2월 촬영 마치고 5월께 개봉
단골 ‘칸 영화제’ 진출여부 주목
하루키 소설 원작 미스터리 스릴러… 유아인-스티븐 연-전종서 열연

이창동 감독의 차기작 ‘버닝’은 다음 달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간다. 사진은 전작인 ‘시’ 촬영 당시 이창동 감독의 모습. NEW 제공
이창동 감독의 차기작 ‘버닝’은 다음 달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간다. 사진은 전작인 ‘시’ 촬영 당시 이창동 감독의 모습. NEW 제공
이창동 감독(64)의 신작 ‘버닝’이 다음 달 촬영을 마무리짓고 개봉 준비에 나선다. CGV아트하우스가 배급을 맡은 이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 출품에 맞춰 5월경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정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이 감독이 ‘시’ 이후 무려 8년 만에 내놓는 영화인 만큼 감독과 참여정부 시절 친분이 있었던 정치인들까지 촬영 현장을 찾아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영화는 1983년 일본에서 발표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촬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소설은 20세 여성과 31세 남성, 그녀가 외국에서 만난 남자친구 세 사람이 중심인물이다. “가끔 헛간을 태운다”고 털어놓는 남자친구의 말이 영화의 핵심이다. 작품 전반을 통해 헛간이 ‘여자’라는 것을 암시하고, 남자친구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지만 모호하게 전개될 뿐이다. 영화화가 까다로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 이준동 대표는 “영화는 영화일 뿐, 원작과는 별개의 작품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제작 사실이 알려진 건 2016년 말이다. 이 무렵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이 감독은 “차기작은 아주 재미있는 미스터리 스릴러가 될 것”이라면서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후 1년여가 지난 지난해 9월에야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면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영화화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등의 ‘제작 무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 측은 “배우 캐스팅이 원활하지 않아 지연된 것이고, 원작자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만 밝힐 뿐 영화의 제작, 기획 의도조차도 일절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간 이 감독은 문소리, 설경구 등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들을 여럿 발굴해왔던 터라 출연 배우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주인공으로는 배우 강동원과 설리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최종적으로 유아인과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 신인 여배우 전종서 세 사람이 결정됐다. 특히 감독은 수개월간 진행된 여배우 오디션을 통해 연기 경력이 전혀 없는 전종서를 여주인공 ‘해미’ 역에 캐스팅했다. ‘높은 수준의 노출이 요구된다’는 오디션 공지에서 엿볼 수 있듯 해미는 극중 강도 높은 수위의 베드신은 물론 나체로 대마초를 흡연하는 장면 등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서울 근교의 성당과 서래마을, 가나아트갤러리 등에서 촬영됐다. 전작인 ‘밀양’ 촬영 당시에도 현실감 있는 표현을 위해 해당 지역에서만 모든 장면을 촬영할 정도로 장소 선정에 공을 들이는 감독 스타일답게 이번에도 직접 장소 선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감독이 ‘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시’로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유수 영화제 수상 소식을 계속 전해온 만큼 새 영화가 5월 칸 영화제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창동 감독은 모든 영화가 일정 수준을 넘는 몇 안 되는 감독이자 칸에서 지속적으로 성원하는 감독”이라며 “차기작이 칸 영화제에 진출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이창동#유아인#스티븐 연#전종서#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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