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은 이제 이 세상에 없지만, 남겨놓은 작품으로 관객을 만난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흥부, 감독 조근현·제작 영화사 궁)가 그 무대로, 고인을 그리워하는 많은 관객에게 특별한 의미를 안겨줄 전망이다.
영화 ‘흥부’는 야설로 대중을 휘어잡는 작가 흥부(정우)가 민란의 와중에 헤어진 형 놀부(정진영)를 찾아나서 백성의 정신적인 지주 조혁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김주혁은 조혁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김주혁의 ‘흥부’가 눈길을 모으는 것은 이 작품이 그의 유작인 때문만은 아니다. ‘흥부’는 흔히 알고 있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새롭게 해석한 이야기로, 김주혁은 이미 2010년 이 같은 방식의 무대에서 한 차례 재능을 뽐낸 바 있다. 조여정과 함께 주연한 ‘방자전’이었다. 고전소설 ‘춘향전’을 재해석해 방자와 춘향의 애끊는 사랑을 그린 영화는 김주혁의 첫 사극으로서 300만여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이후 8년의 세월이 지나 김주혁은 또 다시 사극이자 고전소설을 색다른 시각으로 펼쳐낸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방자전’이 그 이전과는 달랐던 새로움으로 김주혁이라는 배우를 다시 각인시켰다면, ‘흥부’ 역시 세상을 떠난 김주혁을 오롯이 추억하는 관객에게 추억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