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졌다.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걸그룹의 정형화한 이미지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싶더니 이번엔 실력이나 외모,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9인조 걸그룹 구구단(하나·미미·나영·해빈·세정·소이·샐리·미나·혜연)은 최근 발표한 두 번째 싱글 ‘액트, 4 캐트 시’(Act.4 Cait Sith)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이들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극단’이라는 그룹 콘셉트에 맞춰 데뷔 때부터 동화 ‘인어공주’, 명작 ‘나르시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을 자신들에 맞게 재해석해왔다. 이번엔 ‘극단돌’의 연장선에서 프랑스 동화 ‘장화 신은 고양이’를 선택했다.
타이틀곡 ‘더 부츠’는 동화 속 당당하고 주체적인 고양이의 모습을 모티브 삼아 “구구단이 (고양이처럼) 대중의 조력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신비한 매력은 도입부를 장식하는 휘파람 소리와 멤버별 ‘걸크러시’ 모습으로 강조했다.
아이돌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예전과 다르게 이들에게 쏠린 관심이 유난히 뜨겁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SNS에서는 “구구단이 달라졌다”는 글이 잇따른다.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무대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각 방송사의 음악프로그램 사전녹화 때 팬들의 반응이 너무 열광적이라 우리도 많이 놀랐다. 그동안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더니 걸크러시 매력을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너무 많다.”(세정·혜연)
적어도 두 가지는 이번 음반을 통해 확실히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뛰어난 보컬 실력과 칼군무다. 이들은 비교적 과감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음반 발표 전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한 아카펠라 버전도 이들의 가창력을 돋보이게 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노래로는 가창력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다. 예전부터 ‘고막 여친’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홉 멤버의 보컬 색이 다 다르다. 메인보컬뿐만 아니라 서브보컬들까지 완벽하다는 점을 인정받고 싶다. 팀 내에서 춤으로는 ‘원톱’으로 꼽히는 막내 혜연 뿐만 아니라 ‘댄스 라인’을 이루는 다른 멤버들도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오차 없는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주고 싶다.”(하나·미미)
이들의 의지는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진다. 실력이나 매력으로 따지자면 부족함이 없는데 성적은 아쉬움을 남기기 때문이다. 활동한 날짜만 꼽아보면 채 1년도 안 되지만 이들은 올해 데뷔 3년차를 맞았다. 예전과 비교해 그룹 인지도는 높아졌어도 이들의 목표인 “음악방송 1위”는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쉽지 않다.
“최고 성적이 2위였다. 그전까지 연차도 안 되고 음반도 자주 발표하지 않아서 우리 입 밖으로 ‘1위’라는 얘기는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 준비를 많이 할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간절해지더라. 열심히 하는 자를 이길 사람이 없다고 하지 않나, 이번에는 구구단의 매력을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면 올해는 꼭 1위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해빈·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