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곳’에 가면 여행예능의 주인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5일 06시 57분


tvN ‘윤식당2’의 배경 스페인 테네리페섬 ‘가라치코마을’(위쪽)-KBS 2TV ‘배틀 트립’의 여행지 쿠바 ‘아바나’. 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KBS
tvN ‘윤식당2’의 배경 스페인 테네리페섬 ‘가라치코마을’(위쪽)-KBS 2TV ‘배틀 트립’의 여행지 쿠바 ‘아바나’. 사진|tvN 방송 화면 캡처·KBS
‘윤식당’ 테네리페섬 천혜의 자연 각광
‘강식당’ 선인장마을 여유와 낭만 만끽
‘배틀트립’ 유명 관광지 낯선 모습 소개
‘짠내투어’ 짠셔리 묘미 느끼고 싶다면

여행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또 육아와 살림을 돌보느라 여유가 없다. 1년 365일, 1박2일의 시간을 내기도 힘들 정도다. 이들을 위해 각종 여행예능프로그램이 심신을 달래준다. TV를 통해 보는 이국적인 풍광과 탁 트인 전경, 그리고 국내 곳곳에 숨은 명소가 즐거움을 안긴다. 나흘간의 설 연휴, 가족과 함께 또는 홀로 훌쩍 떠나는 것도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면 TV로 대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명절 음식을 활용한 색다른 요리도 즐겨보길 추천한다.

여행(旅行)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구경·관광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을 말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그동안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한 ‘신세계’를 경험하며 새로운 음식까지 맛보는 즐거움은 언제라도 질리지 않는다. 화려하거나 가성비 높은 여행, 여건에 맞춰 선택하기 나름이다. 한번쯤 꿈꿔왔던 세계가, TV를 통해서이지만,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 소박한 자연의 아름다움

케이블채널 tvN ‘윤식당’과 ‘강식당’은 스타들이 요리사와 종업원으로 변신해 식당을 운영하는 콘셉트다. 출연진이 미리 요리를 배워 전문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두 프로그램이 또 달리 눈길을 모으는 것은 바로 각 식당이 자리를 잡은 ‘공간’이다. ‘윤식당’은 스페인 남부 테네리페섬의 가라치코 마을에서, ‘강식당’은 ‘선인장마을’로 불리는 제주 한림읍 월령리에서 각각 문을 열었다.

테네리페섬은 ‘유럽의 하와이’로 불리는 아름다운 휴양지. 화산섬인 이 곳은 연중 온화한 아열대 기후 덕분에 연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고 있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섬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윤식당’을 통해 드러난 진가는 식당을 찾는 가라치코 마을 사람들의 순박하고도 정감 있는 모습에 있다. 이들이 출연진과 어우러지며 소박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장면 장면은 “공감과 위로”(김대주 작가)를 안겨주며 ‘로망의 여행지’를 꿈꾸게 한다.

tvN ‘강식당’. 사진제공|tvN
tvN ‘강식당’. 사진제공|tvN

‘강식당’의 월령리는 국내 단 한 곳뿐인 선인장 군락지. 천연기념물 429호로 지정된 공간에선 남해의 해류를 타고 밀려와 야생한 선인장이 모래밭과 바위틈에 뿌리를 내렸다. 손바닥처럼 생겼다 해서 ‘손바닥 선인장’으로 불리는 부채선인장이다. 선인장은 7월 햇볕 아래서 노란 꽃을 피우고 스산한 11월에는 보라색 열매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열매가 바로 백년초다.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는 무엇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외지인에게 그 고즈넉함이 안겨주는 여유로움과 낭만이 보인다면, 현지인들에게는 오랜 세월 선인장처럼 깊게 뿌리를 내린 일상의 공간이다. ‘강식당’이 음식으로 시청자의 시선에 맛깔스러움을 안겨준다면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는 바로 그 소박한 삶의 또 다른 무대로 많은 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 알면서도 모를 법한 곳의 매력

KBS 2TV ‘배틀 트립’과 케이블채널 tvN ‘짠내투어’ 등은 출연자가 여행객의 입장이 돼 가고 싶은 곳을 직접 선정해 여행한다. 한국과 비교적 가까운 일본과 중국, 홍콩 등지를 포함해 국내까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여러 곳을 돌아다닌다. 블로그나 여행책자를 통해 익숙하게 봐온 장소이지만 TV에서 공개되는 장면은 왠지 낯설게 느껴져 시청자를 더욱 설레게 한다.

‘배틀 트립’의 발리 편은 모두가 아는 여행지를 배제하는 까닭을 말해준다. 뻔한 게 아닌 ‘펀’(Fun)한 투어를 콘셉트 삼아 시청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잘 알려진 나라(도시)라 할지라도 가급적이면 다소 낯선 공간을 찾는다.

대만의 누들투어, 베트남 골목투어 등 맞춤식 여행도 선보인다. 경유지로서 독일과 폴란드의 매력도 소개했다. 특히 ‘배틀 트립’은 국내 가을여행 편으로 경상북도 경주와 전라북도 군산에서, 하룻밤으로 즐기는 ‘밤도깨비 투어’의 묘미를 대구에서 만끽하는 등 국내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이런 데가 있었어?’라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한국의 숨은 멋과 맛을 소개해 더 각광받는다. 실제로 각종 여행사에서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딴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배틀 트립’ 연출자 손지원 PD는 “가이드북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익숙한 데서 오는 낯섦이 시청자의 공감을 사고 감성을 자극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tvN ‘짠내투어’. 사진제공|tvN
tvN ‘짠내투어’. 사진제공|tvN

‘짠내투어’는 ‘짠셔리(짠내+럭셔리)’ 여행을 콘셉트로, 출연자들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화려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간다. 일본의 오사카와 교토 그리고 시모노세키, 방콕, 홍콩 등 국내에 잘 알려진 도시이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명소를 찾아가 새롭고 신기한 체험 속에서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간접적이지만 여행의 묘미를 안겨준다. 일상을 잠시 벗어나 여유와 해방감을 시청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손 PD는 “여행은 누구나 바라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매번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갈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을 추구한다. 많지 않은 비용과 짧은 기간에 최대한 재미를 끌어올려 ‘힐링’의 감성을 100%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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