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배우 오달수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한다. 연극배우 엄지영 등 연이은 폭로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tvN 새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 제작진 측은 27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오달수가 제작진과 협의를 거쳐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제작진은 향후 드라마 제작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보답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달수는 26일 첫 입장 발표 당시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나의 아저씨’ 하차 여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달수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6일·27일 익명의 여성·엄지영 등의 폭로가 나오면서 오달수는 결국 드라마 하차를 결정했다.
익명의 여성 A 씨는 26일 JTBC ‘뉴스룸’에서 “(오달수가) 날 여관방에서 성폭행했다. 나 말고도 다른 단원들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하더라”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내 몸속에 알맹이가 다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 내 가치가 없는 것 같았다. 나 말고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주장에도 오달수 측은 동아닷컴에 입장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7일 엄지영의 폭로가 나온 뒤 오달수는 드라마 하차를 결정했다. 엄지영은 뉴스룸에서 “2000년 초반, 부산에서 연희단 사람들과 함께 오달수를 만났고 2003년 서울 오디션이 열리자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자기가 얼굴이 팔려 있어 부끄럽다며 들어가자고 한 곳이 모텔이었다. 이혼해서 집이 없고 그곳이 숙소라고 했다”며 “머뭇거리니까 ‘네가 자꾸 그러니까 내가 좀 그렇잖아’라고 해서 결국 따라 들어갔고 성추행을 당했다. ‘편하게 이야기하자’며 ‘더운데 씻자’고 하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내 몸에 손을 댔다. 화장실에서도 계속 그러려고 해서 도망쳐 큰일은 피했다”고 주장했다.
오달수의 성추행 의혹 해명에 대해서는 “댓글 올린 걸 보며 나도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기다렸다. 그런데 그 분이 마녀사냥 당하고 댓글을 내리는 걸 보고 오달수가 사과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없었던 일처럼 하더라”면서 “난 입시학원에서 연기를 가르친다. 아이들이 연극영화과 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나와 같은 일을 당할까 안타까웠다. 내 이름을 공개 안 하면 나 역시 없었던 일이 될까 봐 두려웠다.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지영은 “다른 피해자들 실명은 몰라도 들은 얘기가 많다. 분명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안하고 힘든 일”이라며 “(폭로자가) 더 나와 줬으면 좋겠다. 오달수가 ‘없었던 일이야’ 하는 걸 막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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