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비 “어린 나이에 밀양연극촌 들어 온 여자아이들이 이윤택 타깃”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2월 28일 16시 01분


사진= 채널A ‘외부자들’ 캡처
사진= 채널A ‘외부자들’ 캡처
한국 연극계의 대표적 극작가 겸 연출가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의 성추행을 폭로한 배우 중 한 명인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는 “어린 친구들이 타깃이었다”며 다시 한 번 분개했다.

이승비는 27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전 감독의 성추행을 폭로한 이유와 그 후의 심경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승비는 “(폭로 후)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진실을 밝힌 이유에 대해 “다음 세대를 위해서다.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전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을 당시 심경에 대해 “과연 연극계가, 문화계가 이대로 가서는 될 것인가.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있었을까. (주위로부터)마녀사냥을 당했기 때문이 분노했다”고 털어놨다.

이승비는 이 전 감독의 성추행을 거부한 후 극단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며 “마녀사냥을 당했다. 총 10회 공연에 저는 7회, 다른 친구가 3회 공연을 맡기로 돼 있었는데 이 전 감독의 지시로 5대 5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승비는 또 다른 연극계에 성추행 가해자들이 더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네”라고 단호하게 답하며 “한 60%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범죄 타깃이 된 피해자들에 대해선 “어리고, 발언권이 없고, 연극을 하고 싶다면서 연극을 하고 싶어서 어린 나이에 밀양연극촌으로 들어와서 이윤택 눈에 들면 앞으로 자기 연기 인생이 펼치지 않을까 한 가닥의 희망을 가진 어린 친구들이 타깃이었다”며 “이윤택은 연극계에서 너무 막강한 힘을 가졌던 사람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게 조용히 진행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캡처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캡처

이승비는 같은 날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도 출연, 이 전 감독의 연출된 기자회견에 대해 “나는 너무 보기 싫어서 안 보다가 인터넷으로 나중에 접했는데 ‘이건 시나리오다. 연기를 잘 가르친다는 분이 왜 저렇게 연기를 못할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윤택이 법적으로 대응하고 책임지겠다는 건 피해자들에겐 협박이다.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이것은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였지 성폭력은 아니다’라는 거다. 그리고 마지막에 액션 취한 것, 거기서 모든 사람이 분개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미투’ 운동에 동참한 이유에 대해 “내가 이걸 묵인하고 있다면 나 또한 가해자가 아닐까 하는 죄책감. 그리고 배우로서의 책임감.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고 고백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