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송은이(45)의 최근 활약상은 모두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지난해 방송가 최고 히트 콘텐츠로 평가받는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 기획자로 주목받고, 최근에는 송은이가 제작한 웹예능 ‘판벌려’의 걸그룹 셀럽파이브가 인기를 모으면서 크리에이터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테랑 방송인’이라고만 여겨지던 송은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1년 사이에 크게 달라졌다. 미처 몰랐던 그의 기획력이 빛을 발하면서 방송가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7일 한 방송사에 만난 송은이는 “갑자기 주목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데뷔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은)김생민과 같은 맥락인데, 25년 동안 사부작사부작 방송을 해오니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남성방송인들이 예능계를 점령하면서 설자리를 잃고 말았지만, 그는 자신의 영역을 스스로 개척해 멋지게 성공했다. 2015년 송은이가 일이 없어 새 직업을 찾기 위해 적성검사를 받았고, ‘사무직이 적성에 맞는다’는 결과에 엑셀(문서작업 컴퓨터프로그램)을 배운 일화는 유명하다. 결코 탄탄대로만 걷지 않았던 송은이는 좌절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능력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우뚝 섰다.
그 성공의 중심에는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자리잡고 있다. 이는 무언가를 창작할 때 큰 힘을 발휘했다. 비보가 주최하는 미니 마라톤 대회, 롱패딩 선물 이벤트, 운동회, 바자회, 2행시 콘테스트 등 조건 없이 남녀노소 참여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참여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그렇기에 누가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그 합이 잘 맞으면 하는 사람은 즐겁고, 보는 사람도 아무런 대가 없이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송은이는 10일부터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오랜만에 ‘예능인’으로 시청자를 만난다. 송은이는 자신의 매니저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관찰예능의 인기 이유는 다른 사람의 삶을 몰래 들여다보는 재미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여기서 나아가 타인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게 한다.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고 무시할 수 있는 현대인들이 이해를 통해 색다른 힐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송은이는 어린 시절 양희은 이성미 박미선 등으로부터 귀여움받는 ‘어린 동생’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송은이는 오늘과 다르지 않은 내일을 꿈꾼다.
“지금보다 더 특별히 튀거나 더 활짝 날아오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제가 서있는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