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하면서 가요계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아이돌 스타와 관련된 성폭력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아이돌 스타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이돌 가수가 10∼20대 팬층은 물론 해외 케이팝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성추문’에 휘말리는 순간 겉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현재까지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돌 스타는 실명이 아닌 이니셜로만 공개됐다. 하지만 언제 실명이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인 데다 추가 폭로 여부도 알 수 없어 각 기획사들은 ‘집안단속’에 나서고 있다.
한 대형 기획사 대표는 “데뷔하기 전 일어난 일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이 크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상담 등을 통해 데뷔하기 이전 사생활 등을 점검하고 있다”며 “또 절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 등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니셜 폭로가 이어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가해자 찾기 등 온갖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이로 인한 2차 피해 등 ‘불똥’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2010년대 초반 데뷔한 아이돌 그룹 멤버 A가 지인인 B씨를 2012년 성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A와 데뷔 시기, 출신 등이 비슷한 B1A4의 멤버 산들이 가해자로 오인받았다. 이에 앞서서는 2AM의 이창민이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각 소속사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며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이들에게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혀 직접적인 논란을 피했다.
B1A4의 WM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이니셜에 연루됐다고 해도 가만히 손놓고 있으면 겉잡을 수 없이 논란이 커졌을 것”이라며 “사태가 민감한 만큼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