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이후 올해만 4편 제작준비 ‘감사역 노자키’ 등 검증받은 수작 국내 드라마 ‘소재 고갈’ 영향도
국내 안방극장에 일본드라마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도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그 바람이 유난히 거세 관심을 모은다. 3월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마더’가 호평을 받은 가운데 올해 추가로 선보일 리메이크 작품만 무려 4편이나 된다. 해외 명작의 리메이크가 드라마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해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재 고갈’이라는 국내 드라마 시장의 고민을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현재 제작에 착수한 일본드라마 리메이크작은 tvN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과 MBC ‘감사역 노자키’이다. 두 드라마는 각각 9월과 12월 방송을 목표로 한창 캐스팅 작업을 진행중이다. ‘더 뱅커’로 제목을 바꾼 ‘감사역 노자키’ 주인공을 맡을 연기자는 이미 결정됐다. 본격적인 제작을 앞둔 ‘최고의 이혼’과 ‘런치의 여왕’도 현재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4편 모두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리메이크 소식 자체만으로 시선이 쏠린다. 2002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한 ‘런치의 여왕’은 현재 톱스타인 타케우치 유코와 츠마부키 사토시 등이 출연해 국내 일본드라마 팬들에게 유명한 작품이다. 드라마는 전통이 있는 식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원작의 오므라이스를 돈가스로 바꿔 이야기를 풀어간다.
‘최고의 이혼’은 두 부부가 결혼 후 이혼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진심을 알게 되고, 결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제작진은 원작의 재해석뿐만 아니라 캐스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극중 남녀 주인공은 현실적인 대사를 끊임없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높인다.
4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이다. ‘오 나의 귀신님’과 ‘내일 그대와’를 연출한 유제원 PD가 연출을 맡고 송혜진 작가가 집필한다. 이 드라마는 기무라 타쿠야가 주연해 현지에서 지금까지도 화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제작진은 원작을 뛰어넘을 만큼 연기력과 화제성을 갖춘 연기자를 찾는 데 고심 중이다.
일본에서 인기와 완성도로 인정받은 작품의 리메이크 시도는 흥행을 어느 정도 보장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데 장벽이 높지 않지만, 언제나 그렇듯 원작과 비교되는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시청자의 눈높이는 점차 높아져 제작사나 작가, 연출자 등 제작진을 보고 선택하고 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캐스팅 못지않게 신선한 소재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도 많았지만 이 마저도 고갈돼,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일본드라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