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곤지암’, #503명 #5월16일 #10월26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4월 9일 06시 57분


영화 ‘곤지암’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곤지암’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곳곳 현대사 숨은 메시지
“시대상 공포가 이 영화의 초석”
관객들 호기심, 2주째 1위 질주


감독이 곳곳에 숨겨놓은 메시지가 ‘곤지암’ 흥행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영화 ‘곤지암’(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이 공포심 자극을 넘어 숨은 메시지를 찾는 재미까지 제공하면서 흥행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감독의 의도로 인해 여러 곳에 포진한 ‘이스터 에그’(숨은 메시지)를 향한 관심이 증폭된 결과다.

‘곤지암’은 개봉 2주째 주말인 7일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면서 그 저력을 다시 증명했다. 주말동안 900여 개 스크린에서 상영해 7일 누적관객 200만 관객을 넘어섰고, 8일에도 스코어를 보탰다. 한국 공포영화 최고 흥행작인 ‘장화, 홍련’(341만 명)의 기록도 넘보고 있다.

‘곤지암’은 영화 곳곳에 숨은 메시지를 설정, 이에 대한 관객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흥행 열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선 자주 등장하고, 최근에는 한국영화 제작진도 적극 활용하는 ‘이스터 에그’다. 마치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호기심과 궁금증은 그대로 영화를 향한 입소문으로 이어진다.

‘곤지암’은 실재했던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극 중 이 병원의 개원일은 ‘5월16일’, 폐업일은 ‘10월26일’로 설명된다.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날짜가 영화의 배경을 상징하는 데 쓰였다.

영화 ‘곤지암’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곤지암’의 한 장면. 사진제공|쇼박스

영화에서는 문을 닫은 정신병원을 찾은 주인공들이 자신의 공포체험을 실시간 카메라로 찍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결말에 이르러 유튜브에 표시되는 시청자 수는 503명. 언뜻 그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 숫자이지만, 관객은 이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찾아내 갖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사의 중요 사건을 차용하거나 박정희·박근혜 정부를 ‘이스터 에그’로 활용해 언급하는 이유는 정범식 감독의 의도이다. 감독은 영화 개봉 이후 “그 시대를 살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시대상의 공포가 영화의 초석”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객들은 영화에서 공포의 방으로 묘사된 402호를 두고도 여러 반응을 내놓는다. 이미 각종 영화 게시판에서는 ‘곤지암 이스터에그 찾기’가 활발한 가운데 402호에 물이 가득 찬 설정, 교복을 입은 학생이 등장하면서 특정 사건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이스터에그(Easter Egg)는?

게임 개발자나 영화감독이 작품 속에 재미로 몰래 숨겨 놓은 메시지나 캐릭터, 기능 등을 말한다. 게임이나 영화의 흐름에 영향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깜짝 요소’들이 대부분이다. 부활절 토끼가 부활절 전날 아이들이 있는 집 안에 색을 칠한 사탕과 달걀이 담긴 바구니를 숨겨놓는다는 부활절 풍습에서 유래했다. 부활절 토끼가 달걀을 숨기는 것처럼 게임이나 영화 속에 무엇인가를 숨기기 때문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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