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획사 출신 편견 깨고 대성공 청춘들의 고뇌…전 세계 팬들 공감 화려한 퍼포먼스·막강 팬덤 큰 힘
이유는 많다. 세계적인 인기와 그 비결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한결같이 “아미(팬클럽) 덕분”이라고 말해온 방탄소년단이지만, 이들이 세계를 아우르며 미국 빌보드 1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성공 요인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28일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3집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로 빌보드 최신차트(6월2일 자)에서 빌보드200 1위에 올랐다. 한국 음악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입증할 수 있었던, 방탄소년단이 가진 이 같은 위력은 ‘음악의 진정성’이다. 이들은 데뷔 앨범부터 최근 발표한 최신 앨범까지 줄곧 자신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녹여냈다.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키고 이들의 음악을 지휘해온 방시혁 프로듀서는 “대중음악이 전달하는 격려와 위로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말 미국 CNBC도 다른 케이팝 그룹들과 방탄소년단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진정성’을 꼽기도 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대형 기획사가 아닌,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중소기획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은 ‘흙수저’라 불리며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웠던 만큼, 다른 이야기가 아닌 자신들의 내면에 집중했다. 10대를 거쳐 2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 문제와 청춘들의 고뇌를 ‘학교’, ‘청춘’, ‘사랑’ 등의 시리즈로 풀어내며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냈다. 덕분에 동세대와 교감할 수 있었고, 성장통을 이겨내며 단단해졌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세계 각종 언어로 번역돼 유튜브에 전파되고 있다는 점은 전 세계 팬들이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방탄소년단의 확고한 색깔이다. 서구시장에서 익숙한 흑인 힙합음악과 EDM 팝을 베이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데뷔 후 3년간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새로운 변화 대신 자신들의 본질에 충실했다.
음악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의 힘도 컸다. 해외 팬덤을 결집시킨 계기가 된 것도 히트곡 ‘쩔어’ 뮤직비디오다. 7명 모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는 군무로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해외 팬들이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 담긴 ‘리액션 영상’은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일조했다. 이어 ‘불타오르네’와 ‘피 땀 눈물’, ‘DNA’, ‘마이크 드롭’ 등으로 관심이 이어지면서 대중성까지 확보했다.
마지막으로 SNS가 성공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팬덤을 끌어모았고, 데뷔 후에는 단 하나의 계정으로 통합해 소통채널을 일원화했다. 또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뿐만 아니라 25개가 넘는 동영상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팬들과 공유했다. 일상생활부터 뮤직비디오 촬영과정이나 대기실 등 다양한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
빌보드를 정복한 방탄소년단이 1년 반 만에 내놓은 3집. 지난해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이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미니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허’에서 사랑의 설렘을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이별을 마주한 소년들의 아픔을 담았다.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는 운명인 줄 알았던 사랑이 거짓이었음을 깨닫는다는 이야기다. 꾸며낸 거짓된 사랑은 이별을 만나게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으면 결국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