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돌이 지난 딸을 둔 초보아빠 문희준(가운데)은 “아빠본색 녹화 때마다 옆자리 두 MC에게 ‘진짜 저래요? 형은 어떻게 해요?’ 묻는다”고 한다. 김구라(오른쪽)가 “너무 일일이 챙기면서 잘해 주지 마라. 애들 다 혼자서 큰다”고 하자, 주영훈은 “지금 희준 씨는 아이가 아장아장 걷는 인형처럼 보일 때”라며 웃었다. 채널A 제공
채널A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아빠본색’이 6일 100회를 맞는다. 녹화 당일인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촬영 스튜디오.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숫자 ‘100’이 적힌 백설기 떡을 나누며 자축 파티를 열었다.
1회부터 MC를 맡아 온 김구라가 “종편에서 100회면 지상파에서 500회 한 거나 마찬가지야”라고 농을 건네자 현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프로그램 진행자 김구라와 주영훈, 문희준을 만나 프로그램 뒷이야기와 아빠로서의 고충을 들어봤다.
―100회를 축하한다. 프로그램 장수 비결은….
▽김구라=감회가 새롭다. 가장 흔하면서도 공감을 얻는 ‘가족’ 얘기니까 사랑해주시는 게 아닐까.
▽주영훈=우리 가족의 모습을 찾는 재미로 보는 것 같다. ‘우리 남편만 허당인 게 아니구나, 다른 남편들도 부족한 면이 많구나, 사는 건 다 똑같구나’ 하면서.
▽문희준=나 같은 초보 아빠는 몰랐던 생활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힘들어하는 아내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올해 설날을 맞아 한복을 차려입은 박지헌과 다섯 남매. 채널A 제공 ―가장 인상적인 아빠 출연자는….
▽주=박지헌 씨는 나보다 후배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존경스럽다. 사석에서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느냐고 슬쩍 물어본 적이 있다. 한결같이 ‘아이들 보는 거요’, ‘아내와 통화해요’라고 하더라.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성인군자다.
▽문=가장 많이 달라진 (이)윤석 형이다.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어리둥절해하더니 점차 가족과 교감하려 노력했다. 절로 응원하게 되더라. ▽주=윤석인 동물이 사람 된 수준이었지. 하하.
▽문=맞다. 도성수 씨가 장모님을 도와 제사상 차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지헌 씨가 대리운전 하시는 아버지와 진심으로 대화하는 장면도 짠했다. ▽주=한국 아빠들은 좋은 가장인 동시에 좋은 아들이어야 하니 쉽지 않다.
▽김=얼마 전에 어머니와 단둘이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주변에서 ‘어떻게 둘이 여행을 가냐’고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어머니가 새벽 6시에 일어나 잔소리하시고 초저녁에 잠드시고….(일동 웃음) 앞으로 어머니랑 통화도 자주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첫째 딸 경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애 첫 요리에 도전한 이한위. 채널A 제공 ―요즘 세 MC 아빠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주=아무래도 아이들 교육이다. 공부에 치이지 않게 키우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어느새 내가 교육열이 뜨거운 부모가 돼 있더라. 예전엔 학원 알아보는 엄마들 이해가 안 갔는데…. ▽문=지난주에 딸 돌잔치가 있었다. 벌써부터 ‘시집을 어떻게 보내지, 남자친구 생기면 화내지 않을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을 한다.
▽김=동현이가 내년에 군대 가니까 잘 마치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인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가닥도 잡고, 단체생활 하면서 부지런함을 배워오지 않을까.
아들 승혁이와 놀다 지쳐 누워 있는 국민 약골 이윤석. 채널A 제공 ―‘아빠본색’이 앞으로는 어떤 프로그램이 되길 바라나.
▽주=‘아빠본색’ 보면서 ‘애들이랑 물고기 잡으면서 놀 수도 있구나, 글짓기 대회도 있구나, 저런 덴 꼭 가봐야겠다’ 한다. 전국에 숨겨진 좋은 팁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문=앞으로 더 다양한 아빠들이 나오면 좋겠다. ‘아빠본색’은 초보 엄마 아빠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책 한 권을 읽어주는 느낌이다. 배울 게 많다.
▽김=아빠들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출연자도 시청자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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