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억 투입한 미래 한반도 SF영화 김지운 감독 “두 톱스타 비주얼 갑” 정우성 강동원 “뭉치기 힘들었죠”
“누군가 농담 삼아 말했다. ‘인랑’은 장르가 비주얼이라고.”
순제작비 190억원의 대작 ‘인랑’으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의 설명은 괜한 말이 아니다. 감독은 국내에서는 드문 SF영화를 내놓으면서 주인공의 ‘비주얼’에 각별한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답’은 간단했다. 강동원과 정우성이 주연으로 나선 이유다.
18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인랑’ 제작보고회에서 김지운 감독은 “이런 배우들을 한 장면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도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돌이켰다.
‘인랑’은 통일을 앞둔 2029년 한반도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 놓인 세력들의 대결을 그린 영화다. 매번 다른 장르의 영화를 내놓아도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인정받은 김지운 감독은 ‘비주얼톱’ 강동원, 정우성을 앞세워 곧 우리 앞에 닥칠지 모를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를 펼친다. 강동원은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 임중경 역을, 정우성은 경찰조직의 리더 장진태 역으로 극을 이끈다.
영화는 ‘전설’로 통하는 일본 오시이 마모루의 만화 원작을 뼈대로 한반도 내부에서 벌어지는 대결과 그 주변국이 뒤엉킨 욕망을 그려낸다. 가까운 미래를 다룬 SF장르가 주는 부담도 상당한 데다 고난도 액션까지 소화한 강동원과 정우성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왕성한 활동을 해온 배우들이지만 같은 영화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소 사적인 자리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같이 영화를 하자”고 나눈 약속이 비로소 성사됐다.
강동원은 자신을 “‘비트’ 세대”라고 칭했다. 정우성의 1997년 영화 ‘비트’ 때부터 그의 팬이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친한 사람끼리 모이면 늘 ‘우성이 형은 정말 좋은 형이야’라는 말을 한다”며 “촬영장에서도 평소 모습과 똑같이 모든 사람을 도운 선배”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정우성의 마음도 비슷하다. “사석에서 ‘함께 영화를 해보자’고 숱하게 얘기해도 진짜 기회를 잡긴 정말 어렵다”며 “강동원은 촬영장에서의 내 모습을 하나씩 발견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준 멋진 후배”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랑’ 이후 또 다른 영화의 동반 출연까지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