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웅 원장 “세련된 오영주, 사랑의 승부사… 잘 웃는 임현주, 속은 단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5일 03시 00분


연애 해설사 양재웅 원장이 분석한 채널A ‘하트시그널2’ 출연진 이면

양재웅 원장은 채널A ‘하트시그널’에서 3개월 동안 서로 사랑을 키워 나가는 출연진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연애 프로그램에 의사가 나가도 되나 싶었는데 어느덧 애착이 커졌다”면서 “시즌3도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보겠다”며 웃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양재웅 원장은 채널A ‘하트시그널’에서 3개월 동안 서로 사랑을 키워 나가는 출연진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연애 프로그램에 의사가 나가도 되나 싶었는데 어느덧 애착이 커졌다”면서 “시즌3도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보겠다”며 웃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뒷담화를 과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경동맥 법칙’(여성은 호감 있는 남성에게 경동맥처럼 연약한 부위를 드러냄)부터 ‘팔꿈치 효과’(팔꿈치처럼 둔감한 부분부터 접촉하면 유대감 형성이 쉬움)까지, 그가 말하면 유행이 된다. 9주 연속 온라인 화제성 지수 1위, 올해 상반기 구글 TV 프로그램 인기 검색어 순위 1위 등 숱한 기록을 남긴 채널A ‘하트시그널2’ 열풍 뒤에는 해박한 정신건강의학 지식으로 연애세포를 정밀하게 해부한 ‘양 원장’이 있었다. 그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경기 부천시 W진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양재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36)를 만났다. 그는 ‘하트시그널2’의 성공 요인으로 출연자들이 가진 ‘현실적인 판타지’를 꼽았다.

“연애 판타지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드라마 주인공처럼 ‘딴 세상 사람들’ 같진 않아요. 그래서 시청자들이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거라고 봅니다.”

출연자들은 잘생기고 예쁘지만 주변에 한두 명쯤은 있을 것 같은 외모를 갖췄고, 고(高)스펙이지만 ‘누구나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을 법한’ 정도라는 것. 그는 “서울대 나온 행정고시 합격자여서 사람들이 거리감을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예비군 훈련장에서 만난 학생들이 이규빈 씨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해서 놀랐다”고 했다.

모든 출연자가 빛났지만 가장 돋보인 인물로 오영주를 꼽았다.

“영주 씨는 젊은 여성들의 ‘워너비’가 된 것 같아요. 똑 부러지게 자기 커리어를 쌓으면서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현명한 모습과 함께 사랑에 있어서는 승부사적인 기질을 보였으니까요.”

20대 여성 시청자 가운데 상당수가 ‘나도 오영주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을 투영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종적으로 2명에게 선택받은 임현주는 ‘외유내강’형이라고 했다.

“손을 앞으로 모으고 다니거나 잘 웃어주는 현주 씨의 행동은 ‘나는 철든 30대 어른이야’라고 여기던 남성들을 무장 해제시켜요. 하지만 그런 아이 같은 모습의 내면에는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아는 어른스러움과 단단함이 있어요.”

임현주와 커플이 된 김현우는 ‘외강내유’형으로 봤다. 여린 내면을 남에게 보여주는 데 익숙하지 않고, 이성에게도 말보다는 매너 있는 행동으로 마음을 전하려 한다는 것. 김현우가 오영주와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이 같은 성격에서 찾았다.

“똑 부러지는 영주 씨는 현우 씨가 본인의 마음을 A부터 Z까지 말해주기를 원했지만, 현우 씨는 C까지만 이야기하면 알아서 Z까지 이해해주길 바란 거죠.”

그가 2년 전 ‘하트시그널’에 패널로 출연하기로 결심한 건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불식하고 싶어서였다. ‘연예인 패널들보다는 내가 나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했다는 그는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시그널을 읽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한마디라도 잘못하면 정신과 의사 전체가 욕먹을 것 같아 기를 쓰고 열심히 했답니다.”

본인이 연애할 때도 상대의 심리가 훤히 보이느냐고 묻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아유,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만 서면 긍정적인 시그널만 과대포장하면서 김칫국 마셔대기 일쑤였어요! 하하.”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하트시그널#오영주#김현우#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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