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솔미의 일본TV 엿보기] 드라마야? 광고야?…日TV 신개념 합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16일 06시 57분


일본 후지TV ‘명탐정 고인∼갑자기 광고 드라마’. 사진출처|일본 후지TV ‘명탐정 고인∼갑자기 광고 드라마’ 방송 화면 캡처
일본 후지TV ‘명탐정 고인∼갑자기 광고 드라마’. 사진출처|일본 후지TV ‘명탐정 고인∼갑자기 광고 드라마’ 방송 화면 캡처
한창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도중 ‘60초 후에 다음 회가 방송합니다’는 자막이 흐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유사 중간광고로 불리는 PCM(프리미엄CM)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한 회 분량을 둘로 쪼개 연속 편성하고 그 사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미 도입된 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자막은 여전히 어색하다.

일본에선 최근 아예 대놓고 드라마 안에 광고를 삽입하는, ‘애드퓨전’이라 이름 붙여진 신개념의 콘텐츠가 등장했다. 지상파 채널 후지TV는 광고대행사 덴쓰와 기획한 1회 분량의 단발성 드라마 ‘명탐정 고인∼갑자기 광고 드라마’를 지난달 20일 방송했다.

추리물인 드라마는 죽은 주인공이 자신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으로 설정도 독특하다. 출연자들은 진지하게 ‘드라마 연기’를 선보이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과장된 행동과 목소리 톤을 높여 ‘광고 연기’로 이어간다. 드라마를 끊고 나오는 광고와 달리 전개의 일부분이어서 시청자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자연스럽게 광고까지 접하는 셈이다. 방송사는 시청자 이탈을 막고, 광고사는 제품이나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리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드라마에 삽입된 4편의 광고는 브랜드 홍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방송사와 광고사는 이야기의 결말과 광고를 연결하는 ‘영리한’ 전략을 세웠다. 시청자는 광고가 나오더라도 채널을 돌리지 않고 봐야만 결말을 알 수 있다.

밤 12시30분에 방송해 높은 시청률보다는 방송사의 기획력과 브랜드 홍보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선 드라마인지 광고인지 헷갈리게 하는 오묘한 경계가 주는 재미 혹은 시도 자체만으로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 이런 형태의 드라마가 나온다면 시청자는 어떤 반응을 내놓을까 궁금해진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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