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육아에 찌든 망가진 주부 소리지르는 연기 땐 카타르시스도 이미지 변신·연기폭 확장 새 도전
연기자 한지민이 2015년 SBS ‘하이드 지킬, 나’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며 내세운 건 ‘도전’과 ‘변화’이다. 그동안 흐트러짐 없는 청순함과 여성미를 유지했던 그는 8월1일 첫 방송하는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를 통해 강렬한 변신과 도전을 시도한다. “시청자가 처음으로 접하는 저의 모습”에 걱정을 내비치면서도 “어떻게 봐줄지 설렌다”고 기대했다.
한지민은 25일 서울 영등포 한 쇼핑몰에서 열린 ‘아는 와이프’ 제작발표회에서 “비주얼(외모)을 내려놓았다”고 선언했다.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처음으로 억척스런 주부 역할을 맡는 만큼 남다른 각오로 이번 드라마에 임하고 있음을 알렸다.
‘아는 와이프’는 사랑해서 결혼한 남녀가 신물이 나는 순간에 결혼 전 남남의 관계로 돌아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지민은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동분서주하는 워킹맘과 과거에서는 남성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피부 관리실 직원으로 1인2역을 맡는다.
극중 워킹맘은 결혼 전만 해도 누구보다 밝고 씩씩했지만 팍팍한 현실에 까칠한 성격으로 변해버린 인물이다. 육두문자를 남발하며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건 예삿일이다.
“육아와 일에 찌든 모습을 보여주려고 외모를 최대한 꾸미지 않고 평소에 입는 잠옷과 티셔츠를 준비했다. 저와 캐릭터의 거리감을 줄이고 리얼리티를 높이려고 노력중이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이 연기적으로 도전이지만 재밌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설렌다.”
스스로도 자신 앞에 놓여진 변화를 즐거워했다. 이번 드라마에서처럼 분노조절장애의 극단적인 설정을 소화해본 경험이 없는 그는 “대본의 상황이 이해가 되서 소리 지르는 연기가 어렵지 않았다.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며 웃었다.
한지민의 열연에 연출자 이상엽 PD는 “‘여배우 판타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의외로 털털하고 솔직해 놀라웠다. 이러한 면들이 캐릭터와 잘 맞아 남은 촬영이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지민은 “현실감 있는” 엄마 역할에 자신감과 기대가 유독 컸다. 팬들 사이에서 ‘조카 바보’로 유명한 그는 친언니의 자녀들을 통해 육아를 간접 경험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결혼생활의 경험이 없지만, 친언니와 친구들을 보면서 육아가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굉장한 스트레스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여자로서 신체적 변화가 생기고 리듬감이 깨지니 얼마나 힘들겠나. 간접적이지만 육아로 느끼는 상황의 감정을 느꼈다.”
이번 드라마로 연기자로서 이미지 변신과 캐릭터 소화의 폭을 넓히는 성과를 기대하는 한지만은 지금과 같은 촬영장 분위기가 마지막까지 이어지길 바랐다. 그는 “결과가 좋아서 포상휴가를 갔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지만,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 웃으면서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는 현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