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53)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재일교포 여배우 A 씨가 7일 방송된 MBC TV ‘PD수첩’을 통해 거듭 성폭행 피해를 주장했다.
이날 MBC ‘PD수첩’은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58)과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거장의 민낯’의 후속편인 ‘거장의 민낯, 그 후’ 편을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2002년 한 방송국 화장실에서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재일교포 여배우 A 씨가 직접 인터뷰에 나서 피해를 호소했다.
A 씨는 지난 6월 한 매체를 통해 2002년 공사 중이던 한 방송국 남자화장실에서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재현 측은 “조재현이 2002년 방송국 화장실에서 A 씨를 성폭행 한 일이 없다. 성폭행이 아니라 그 즈음해서 합의하에 관계를 한 것”이라며 “A 씨가 자신의 집에 단둘이 조재현을 초대한 적도 있는 걸로 안다”고 A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후 조재현은 서울중앙지검에 A 씨를 상습 공갈, 공갈 미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A 씨와 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가진 것뿐이라며 이를 빌미로 그간 A 씨 측에 돈을 뜯겨왔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A 씨는 ‘PD수첩을 통해 조재현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A씨는 “지난 3월 방송된 ‘PD 수첩’ 방송을 봤다. 조재현 씨는 제작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얘기하는 80%는 진실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다 진실이다. 내가 보기엔 나도 똑같은 상황이었으니깐. 그걸 어떻게 거짓말 하나 싶었다”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조재현이) 그냥 친절하게 해주셨다. 제가 한국 대사를 외우기가 너무 힘들었고 촬영 끝나고 나서 조언을 해주시면서 친절하게 대해주셨다”며 “3개월쯤 연기연습 가르쳐 줄 테니깐 따라오라며 손을 잡고 데려갔다.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다가 아무도 안 쓰는 캄캄한 화장실로 저를 밀고 들어가서 남자 화장실 안까지 데려가서 문을 잠그고 저한테 키스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깜짝 놀라서 ‘왜 그러세요’ 소리를 질렀더니 제 입을 막고 자기가 바지를 벗었다”며 “거부를 해도 ‘응 괜찮아’라고만 얘기했다”고 말했다.
A 씨는 “그 사건 이후에 남자를 못 믿는다.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몸을 목적으로 오는 것 같다”며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진 게 조재현 탓이구나 싶었다. 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아마 아이도 낳을 수 없을 거다”라며 울먹였다.
당시 조재현과 만났다는 A 씨의 모친은 “자기 부인이 정신병원에 다닌다고, 무릎을 꿇고 용서해달라고 나한테 사정을 했다. (A 씨가)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개방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래서 ‘네가 일본에 가봤느냐’라고 묻자 가 본 적도 없다더라”고 말했다.
A 씨는 방송 인터뷰에 나선 이유에 대해 “내가 이대로 정신병원에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다 얘기해서 내가 죽더라도 절대로 얘기를 해야지 내가 망신을 당하더라도 이야기를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을 느낀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그때 이야기했으면 다른 사람들도 피해 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다른 피해자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재현 측은 여전히 ‘성폭행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조재현 측 변호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재현 씨는 오히려 ‘돈을 뜯겼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화장실이 왜 나왔는지 저희는 이해를 못 하고 있다. 그런 관계 자체가 화장실에서 없었다고 했다. 강제적인 성관계나 성폭행은 없었다더라. 자기 자체가 그런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건 확고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제작진은 조재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일반인 피해자도 있다며 그의 인터뷰를 전했다.
일반인 H 씨는 2007년 초 ‘드라마 쫑파티’라는 지인의 말에 속아 서울 강남의 한 가라오케에 갔다가 화장실에서 조재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H 씨는 “여자화장실 둘째 칸에 들어갔는데 조재현 씨가 따라 들어와 ‘조용히 해 다쳐. 밖에 아무도 몰라’라고 말했다”며 “가슴을 추행당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을 막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괴로운 건 그 사람 목소리다. 귓가에서 계속했었던 그 사람 목소리, 체취 그 느낌이 너무 힘들다”며 “10년이 지나도 인터뷰 할 때 그 기억을 다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롭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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