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존 조 주연 ‘서치’ 29일 개봉
PC-스마트폰 화면만으로 구성, 실종된 딸 추적 실감나게 그려
익숙한 공간 배경 ‘목격자’ 순항… 대작 휩쓸고 간 극장가 새 바람
순 제작비 200억 원(신과 함께-인과연), 190억 원(인랑), 165억 원(공작)…. 특수효과로 무장한 판타지 영화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대작이 휩쓸고 간 올여름 극장가에 참신한 소재와 연출을 앞세운 소규모 영화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는 ‘스타트렉’에 출연해 잘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배우 존 조가 주연을 맡았다. 평범한 가장 데이비드(존 조)가 부재중 전화 3통을 남기고 사라진 딸 마고(미셸 라)를 찾기 위해 컴퓨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추적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모든 장면을 컴퓨터와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구성해 새롭다.
영화는 SNS의 셀카나 라이브 영상을 통해 사라진 딸의 감정과 행방을 파악한다. 인물들이 메신저에서 대화할 때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 하며 속내를 드러내도록 하는 연출도 기발하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온라인 기사와 무더기로 쏟아지는 악플을 보여주는 대목에서는 배려 없이 사건을 소비하는 인터넷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도 드러난다. 주인공이 잠들면 스크린에는 모니터 화면 보호기가 등장하는 등 컴퓨터와 모바일 화면만으로 24시간을 표현할 수 있다니 섬뜩한 기분도 든다.
이런 연출은 1991년생 인도 출신 감독 아니시 차간티의 독특한 이력과도 연관이 있다. 차간티는 ‘구글 글라스’를 이용해 미국에서 아내의 임신 소식을 인도에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알리는 과정을 담은 홍보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이후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일하며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당초 6분짜리 단편으로 기획했지만 제작사의 권유로 장편으로 전환했고,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소니픽처스가 전 세계 배급권을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배우들도 새로운 연출 방식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존 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서 17일 동시 생중계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상대 배우의 얼굴을 보고 서로 의논도 하는 보통 촬영 현장과 달리, 이어폰으로 목소리를 듣고 카메라만 보며 연기를 해야 해서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대부분 컴퓨터 모니터 위에 초소형 카메라인 ‘고프로’를 두고 연기했다.
15일 개봉한 한국 영화 ‘목격자’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로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회식을 마치고 늦게 귀가한 직장인 한상훈(이성민)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다 살인범(곽시양)과 눈을 마주친 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목격자인 한상훈의 입을 막으려는 살인범의 위협, 아파트 값을 사수하려는 주민들의 집단 이기주의 등을 그렸다. 일상적 공간인 아파트가 순식간에 공포스러운 곳으로 변하고, 쉴 틈 없는 사건 전개로 중반부까지 관객을 몰아가는 연출이 돋보인다. 22일 기준으로 관객 160만 명을 넘어섰다. 손익분기점이 184만 명으로, 제작비는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흥미로운 소재로 관객의 호기심을 사로잡고 있다. 해외 57개국에 판매돼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에서 이달 말에, 대만에서는 다음 달에 각각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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