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아이돌 연습생과 일본의 인기 아이돌 프랜차이즈 AKB48 연습생이 각각 48명씩 참가한 ‘프로듀스48’은 시작부터 화제였다. 방송 초반 이미 상당한 연습 기간을 거친 한국 연습생들에 비해 ‘자연인에 가까운’ 일본 연습생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커서 응원하는 이들도 크게 늘어났다. 춤과 노래 실력만큼이나 눈에 띄게 변한 점을 하나 꼽자면 바로 스타일이다. 일본 멤버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한국 아이돌 스타일로 변신하며 매주 ‘미모 갱신 중’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렇게 급격한 변화의 비밀은 뭘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권선영은 나라별로 선호하는 아이돌 메이크업이 다르다고 말한다. 귀엽고 청순한 스타일 아이돌이 인기 많은 일본은 투명한 피부 표현에 컬러 립밤 정도로 가볍게 표현한 내추럴 메이크업을 선호하지만, 좀 더 화려한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한국은 피부는 투명하게 표현하더라도 틴트나 펄 피그먼트로 포인트를 준다는 것.
일본 연습생들은 경연이 계속될수록 한국 걸그룹을 그대로 복사한 듯한 메이크업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미모 갱신’ ‘으른 섹시’라며 좋아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어색하다’는 평도 많았다.
가장 평이 엇갈린 멤버는 미야와키 사쿠라다. 청순한 메이크업으로 사랑받았던 사쿠라가 ‘프로듀스48’ 7회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커버 무대에서 선보인 걸크러시 메이크업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다는 평이 많았다. 눈이나 입술 중 하나에만 포인트를 주거나 립 컬러를 바꿔 조금 덜 강하게 표현했으면 훨씬 잘 어울렸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반면 무라세 사에는 스타일 변신으로 수혜를 톡톡히 본 멤버다. 방송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카라의 ‘맘마미아’ 커버 무대에서 강렬한 레드 립 메이크업으로 나타나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 트레이너 이홍기가 무라세 사에의 모습을 보고 ‘왜 이렇게 예쁘냐’며 감탄했을 정도다.
이밖에도 고토 모에, 시로마 미루, 시타오 미우 등 많은 일본 멤버들이 스타일 변신으로 미모가 업그레이드되며 한국 팬들을 입덕하게 만들었다. ‘프로듀스48’ 일본 연습생들 미모 변신의 일등 공신인 ‘알루’의 김해민 실장은 메이크업할 때 색감을 많이 사용해 상큼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일본 연습생들이 한국 메이크업 스타일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방송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열더라고요. 사쿠라는 기존의 러블리한 느낌을 유지하되 컬러감을 더해 한국 아이돌 스타일로 변신했고. 사에는 긴 눈모양을 살리는 메이크업으로 섹시한 분위기를 강조했어요. 방송 후 일본 멤버들이 예쁘게 변신했다는 평이 많아 저도 뿌듯했어요.”
사실 해외 스타가 K뷰티 스타일로 변신해 호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는 중국 배우 탕웨이다. 탕웨이가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만 해도 대륙의 메이크업이 매력적인 외모를 살리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탕웨이의 메이크업을 맡으며 분위기 여신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정샘물은 한국을 넘어 중국, 홍콩 스케줄까지 탕웨이의 메이크업을 전담하게 됐다. K뷰티는 이제 단순히 우수한 메이크업 제품뿐만 아니라 하나의 스타일을 의미한다. 해외 스타들의 K뷰티 스타일 변신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기획 최은초롱 기자 디자인 이지은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도움말 김해민(알루 메이크업아티스트) 권선영(메이크업아티스트) 제롬(메이크업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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