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조식포함 아파트’ 최수진 PD “단절된 아파트에 모임의 場 만들고 싶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7일 03시 00분


EBS ‘조식포함 아파트’의 최수진 PD는 “아침 한 끼로 이웃들이 얼굴을 익히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며 웃었다. EBS 제공
EBS ‘조식포함 아파트’의 최수진 PD는 “아침 한 끼로 이웃들이 얼굴을 익히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며 웃었다. EBS 제공
“한국인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지만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불편하기만 하잖아요. 이웃이 모이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10일 경기 고양시 EBS 사옥에서 ‘조식포함 아파트’를 연출하는 최수진 PD(41·여)가 말했다. 11일 첫 방송을 한 ‘조식포함…’은 개그맨 박명수, 요리 연구가 이혜정,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 등 출연진이 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이 건넨 식재료를 모아 조식 뷔페를 차려주는 프로그램이다. 4월 파일럿 방송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 정규 편성이 됐다.

최 PD는 “기존 EBS 프로그램과 다르게 ‘예능스럽다’는 사내 비판도 있었지만 좋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면 포맷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파일럿 방송을 제작할 때만 해도 주민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아파트 신청 게시판’에 수백 개의 글이 올라온다.

주민들이 몰려 준비한 음식이 부족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일부 주민은 “도와주고 싶다”며 쌀과 밑반찬을 더 가져오기도 한다.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촬영할 때는 500명 넘게 몰려 주민들이 2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그는 “프로그램 주목도가 높아지니 식사를 제공하지 못해 죄송스러운 상황까지 생겼다”며 웃었다.

출연자 섭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밑반찬을 받고, 조식을 제공하는 당일 오전 3시부터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등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이지만 박명수는 기획 의도를 듣고는 흔쾌히 촬영을 수락했다.

최 PD는 파일럿 방송보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의 비중을 늘렸다. “윗집 아랫집이 ‘연락하고 지내자’며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껴요. ‘조식포함…’이 이웃 간 소통의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bs#조식포함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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