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종상 영화제’가 올해도 대리수상이 이어져 빈축을 샀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제55회 대종상 영화제가 진행됐다.
이날 대종상에서는 신인 감독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조명상, 음악상, 편집상, 촬영상 등 다수의 수상자가 시상식에 불참해 관계자가 대리수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특히 음악상 부문에서 ‘남한산성’의 류이치 사카모토가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는 영화와 관련 없는 가수 한사랑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가수 겸 배우 한사랑입니다”라고 인사하며 대리수상을 했다. 하지만 ‘남한산성’이나 사카모토 류이치와 어떤 관계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후 촬영상 대리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남한산성’ 측 관계자는 “아까도 음악상을 대리수상 하려고 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나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1987’의 장준환 감독은 “대종상 영화제가 굉장히 뿌리가 깊은데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오늘 약간 쓸쓸함이 보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종상은 최근 몇 년 동안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015년에는 대종상 측이 ‘대리수상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됐고, 주요 수상 후보들이 대거 불참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2016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대리 수상자가 줄을 이었다.
투표 결과를 공개하면서 신뢰도를 높인 지난해 대종상에는 주요 부문 수상자의 참석률이 높았지만, 영화 스태프와 감독들 다수가 불참해 대리 수상자는 여전히 많았다. 결국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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