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극장가에 공포영화가 몰려온다. ‘여름=공포영화의 계절’은 이젠 옛말이 된 분위기다. 최근 제작편수가 급격히 줄어든 한국영화 공포물은 물론 내로라하는 공포 명가의 신작까지 가을 관객을 공략한다.
이달부터 11월까지 개봉하는 공포영화는 줄잡아 네 편. 공포물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할리우드 블룸하우스의 ‘할로윈’을 필두로 ‘마라’, ‘악령의 수녀원’은 물론 오랜만에 나온 한국 공포영화 ‘여곡성’까지 줄줄이 나온다. 여름이 아닌 가을이 새로운 공포시즌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에는 나름의 이유도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10월 하순부터 11월은 대체적으로 극장가 비수기로 통한다. 한국영화 및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는 7∼8월은 그야말로 대작의 격전지. 6월 중순부터 화려한 상업영화가 전진 배치되고, 7∼8월을 거쳐 9월 초까지 그 열기가 이어진다.
여름과 더불어 극장가의 양대 성수기로 꼽히는 12∼1월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공포영화는 그 틈을 공략할 기회가 점차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포영화가 대작의 공세를 피해 비교적 개봉 시기도 여유롭게 정하고, 상영관 확보도 수월한 비수기, 즉 가을을 공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가을과 더불어 봄에도 공포영화가 늘어나는 이유도 같다.
가을과 봄이 극장 비수기라고 해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공포영화가 노려볼 만한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들어 반전의 흥행을 거두는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국내서 공포영화의 붐을 다시 일으킨 ‘컨저링’과 ‘인시디어스’ 1편은 9월에 개봉해 흥행하면서 ‘가을=공포물 시즌’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