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에즈라 밀러 지키는 캐릭터 두 사람의 사연, 시리즈 관람 포인트 실제로도 각별한 우정 나누는 사이
마법사가 사는 세상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해리포터’와 그로부터 파생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또 한 번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관객 앞에 내놓는다. 그 세상에 새롭게 합류한 한국배우 수현이 있어 더 반갑다.
14일 개봉하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12일 서울 용산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2015년 마블스튜디오의 대표 시리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출연을 시작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해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걷는 수현이 주요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 내기니 역을 맡아 더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는 ‘해리포터 세계관’으로 이뤄졌다. ‘해리포터’보다 앞선 시대인 1920년대 미국과 유럽을 무대 삼았다. ‘해리포터’의 원작 작가인 J.K롤링의 소설을 토대로 하는 동시에 작가가 직접 영화 각본 작업에 참여한 사실은 두터운 팬덤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배경이다.
이번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신동사2)는 2016년 나온 1편을 잇는 후속편. 세상을 지배하려는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조니 뎁)에 맞선 마법사들의 이야기다. 등장인물의 수나 서사의 범위가 ‘해리포터’와 비견되지 않을 만큼 방대해 사전지식이 없다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운 ‘고난도 판타지’다.
이야기는 1편에서 이어진다. 의문에 싸인 인물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찾아 파리로 모인 주인공 뉴트(에디 레드메인) 등 20여명의 인물이 서로를 추적하는 동시에 베일에 가려진 거대한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서는 내용이다.
수현이 맡은 캐릭터 내기니는 이야기의 중심인 크레덴스의 곁을 지키는 유일한 인물이다. 영화가 시작하고 30여 분이 지난 뒤 강렬한 인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수현은 “인도네시아 정글에서 산, 뱀 인간”으로 묘사된다.
워낙 많은 인물이 나오는 데다 주요 캐릭터마다 각각의 스토리가 따로 존재하는 탓에 극 중 수현의 비중은 크지 않다. 대사의 양도 적다. 다만 시리즈가 총 5부작으로 완성되는 만큼, 남은 세 편에서 적지 않은 활약을 예고한다. 사실 이런 상황에 처한 건 수현뿐만이 아니다. 이번 ‘신동사2’는 앞으로 나올 세 편을 위한 ‘방대한 떡밥’이라 봐도 될 정도로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고 사방으로 확대된다. 정신 차리고 보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다.
다만 영화에서 수현과 할리우드 톱스타 에즈라 밀러의 호흡은 눈여겨 볼 만하다. 악이 엄습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서로를 믿는 이들의 사연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수현과 에즈라 밀러는 실제로도 각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최근 영화 홍보를 위해 참여한 한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인 진행자가 수현을 향해 인종차별적 질문을 꺼내자, 에즈라 밀러가 앞장서 문제를 지적한 내용이 국내서도 크게 화제가 된 바 있다.
수현 역시 에즈라 밀러와의 우정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 만난 수현은 “현장에서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찍어야 하는 배우여서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며 “에즈라 밀러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배우이자, ‘해리포터’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지닌 ‘해리포터 백과사전’ 같은 배우”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