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별’처럼 소중한 존재 차트 1시간 천하? 굉장한 일이죠 위로의 노래…긴 생명력 이어갈 것
시작부터 ‘대박’을 터트려 정상을 달리는 가수가 있는가하면 꾸준히 활동하며 ‘롱런’하는 가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컬그룹 노을(강균성·전우성·이상곤·나성호)은 후자 쪽이다. 2002년 데뷔해 올해 데뷔 17년차를 맞은 이들은 “가늘고 길∼게” 지금까지 왔다.
지금은 10∼20대 팬들에게 낯선 그룹이지만 이들도 한때 ‘떠오르는 샛별’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소속사였던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이 SK텔레콤 이동통신서비스인 모바일 멀티미디어 ‘준’(June)을 통해 이들을 데뷔시켜 ‘세계 최초 모바일 그룹’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히트곡도 제법 많다. ‘붙잡고도’, ‘아파도 아파도’, ‘전부 너였다’, ‘그리워 그리워’, ‘하지 못한 말’을 비롯해 결혼식 축가로 ‘전설’이 된 ‘청혼’도 이들 곡이다.
노을은 최근 네 번째 미니음반 ‘별’을 발표하며 “긴 생명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신곡은 올해 3월 선보인 디지털 싱글 ‘그날의 너에게’ 이후 8개월이지만, 앨범 형태로 발표한 것은 2015년 세 번째 미니음반 발표 후 3년 만이다. 올해 1월1일부터 설경구, 라미란, JYJ 등이 소속된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롭게 터를 잡고 다채롭게 활동을 펼치는 분위기다.
“복이 많다. 솔직히 지난 싱글 곡들이 성적이 좋지 않았다. 노을이라는 이름으로 곡을 발표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성공)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속계약을 해지한 회사도 있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음악 트렌드에서 꾸준히 우리의 곡을 찾아서 들어주고, 우리에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준 회사가 있어 행복하다.”
2007년부터 멤버들이 차례로 군 복무를 하느라 보낸 5년간의 공백을 제외하고, 데뷔 후 한 번도 멤버 교체나 활동 중단 등 팀 체제에 변화를 겪지 않은 건 이들의 또 다른 자부심이다.
“20대 초반에 처음 만나 지금까지 왔다. 멤버들을 보면 세월의 변화가 느껴진다. 과거 어떤 회사와 전속계약을 논의할 때도 우리의 요구 사항은 딱 하나였다. ‘이 멤버 그대로 간다는 것!’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것들, 음악 취향도 너무나 잘 맞는다. 한마디로 볼꼴 못 볼꼴 다 본 사이다. 데뷔하자마자 너무 잘된 것도 아니다. 갑자기 형편이 힘들어지면 자칫 남 탓을 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의지하며 지금까지 왔다.”
이들은 최근 오랜만에 “신기한 경험”을 했다. 최정상의 케이팝 가수들이 대거 컴백해 ‘11월 대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각종 음원차트에서 혼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타이틀곡 ‘너는 어땠을까’가 엠넷 차트 1위에 올랐다. 1시간 마다 바뀌는 순위 집계에 따라 1위에서 밀려났지만 이들은 “정말 굉장한 것 아니냐”며 기뻐했다.
“하하하! 1시간 동안 ‘1위 천하’였다. 빠르게 순위에서 내려가는 걸 ‘광탈’이라고 부르더라. 그래도 (1위에 오른 화면)캡처는 영원하지 않나. 잘 간직하려고 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이 1위를 할 정도로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노을표 발라드’가 통했기 때문이다. 가을이라는 계절과 노을, 그리고 발라드의 삼박자가 잘 어우러졌다.
“인생을 빗대서 앨범 타이틀을 ‘별’이라고 정했다. 소소한 일상을 노래하며 위로하고 싶었다. 우리가 노래로 위로를 받은 것처럼. 당신은 별처럼 빛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노래로 표현했다.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지금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빛난다는 말이 흔하지만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었다. 위로가 별다른 게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면 된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다. 팬들이 노을을 찾는 일이 늘어나면서 6월 소극장 공연 ‘카페 6월’을 진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전국 투어에 나선다. 17일 대구를 시작으로 경기도 광주, 서울, 부산 등 4개 도시에서 이어간다. 도시를 돌며 전국각지의 팬들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 준비에 한창인 이들은 다양한 레퍼토리를 구성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3년 뒤에 맞을 데뷔 20주년에 맞춰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줄 계획도 세웠다.
“3년이라는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특별한 때가 다가오면 ‘노을’이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불러보자고 멤버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저녁하늘에 물든 노을은 한순간이지 않나. 우리 인생도 찰나다. 그 찰나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다. 인생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노을’이라는 노래를 노을이라는 그룹이 부르면 의미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라도 이렇게 하고 나면 꼭 이루어질 것 같아서 공개하는 거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