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채널이 앞 다퉈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시청자는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포맷과 재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KBS 2TV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들의 사생활’과 ‘잠시만 빌리지’, tvN ‘국경없는 포차’와 ‘탐나는 크루즈’는 여행이라는 큰 포맷 아래 약간이 변화만 보일 뿐, 이전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은 연기자 이하늬, 인피니트 엘 등이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어 야생동물을 촬영하는 내용. 타히티 섬을 배경으로 광활한 풍광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스타의 모습을 담았다. ‘잠시만 빌리지’는 조정치·정인 부부와 딸, 박지윤 모녀 등이 각각 슬로베니아 류블라냐와 핀란드 헬싱키에서 일정 기간 살아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2월 초 방송한 ‘하룻밤만 재워줘’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국경없는 포차’도 프랑스 파리 등 배경이 볼거리로 꼽히지만, ‘윤식당’의 포장마차 버전이라는 게 시청자의 주된 반응이다. 또 국내 최초로 크루즈 여행을 다룬 ‘탐나는 크루즈’는 여행 수단과 즐기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비슷한 포맷의 오디션프로그램도 쏟아지고 있다. ‘오디션’의 특성상 확연히 다른 포맷이 나오기 쉽지 않지만, 현재 방송 중이거나 내년 방송 예정인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MBC ‘언더 나인틴’, SBS ‘더 팬’, MBC에브리원 ‘창작의 신’에 이어 내년 3월 MBC플러스가 ‘지니캐스팅 오디션’을 방송한다. ‘언더 나인틴’은 기존처럼 노래와 춤 위주, ‘더 팬’은 실력보다 매력, ‘창작의 신’은 작곡 능력, ‘지니캐스팅 오디션’은 길거리 오디션 콘셉트다. 그러나 참가자의 실력이나 매력을 심사위원이나 팬 마스터 등이 평가하는 방식은 모든 오디션프로그램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광경. 획기적인 시도 없이는 프로그램 자체만으로 새로운 재미를 이끌어내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진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 인기나 시청률 면에서 입증받은 아이템을 ‘재해석’해 안정적 제작을 추구한다”며 “당연히 다양함이 드러나기 어렵다”면서 “경영진이 나서 도전과 새로운 시도의 분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