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정수(46)와 가수 양수경(53)이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 가족을 떠올리며 아픔을 나눴다.
4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양수경과 한정수가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으며 공감하고 위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양수경은 한정수와 설거지를 하던 중 “갑자기 일을 하다가 왜 안 했어”라고 물었고, 한정수는 “작년에 힘든 일이 갑자기 생겼다”며 “제일 가깝고 한 명 밖에 없었던 친구가 안타까운 사고로 갔다. 그래서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주혁을 떠올린 것.
한정수는 “거의 완전 멘붕이 왔다.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지구상에 나 혼자 있는 느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일도 할 수가 없었다. 3,4개월 아무 것도 안하고 폐인처럼 있었다. 사실 이 애가 갔는데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 곰곰히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무명 생활이 길었다. 마흔에 드라마 ‘추노’로 반짝 빛을 봤다. 무명 생활 10년 했는데 그 시절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 근데, 그 10년 동안 내 옆에 있었던 게 걔(김주혁)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아무말 없이 같이 있어줬던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 녀석이 힘든 사람을 잘 못 본다. 힘든 사람 옆에 가서 티도 안 내고 도와주려고 한다”며 “내가 어느 정도 밥벌이를 하게 됐다. 그리고 나서는 오히려 만나는 횟수도 적어지고 주위에 무명 배우들 데리고 다니면서 챙겼다. 내가 가장 힘든 순간에 옆에 있던 친구였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양수경도 남편과 동생을 잃었을 당시를 떠올렸다. 양수경은 지난 2009년 여동생을 잃었고, 2013년엔 남편 예당엔터테인먼트 대표 변두섭 회장과 사별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양수경은 사별한 남편 사이에 아들 하나를 뒀다. 먼저 세상의 뜬 여동생의 두 아이까지 거두면서 세 명의 엄마로 지내왔다고 한다.
양수경은 “난 내 그림자 같았던 친동생이 자살을 했다. 몇 시간 전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받더라. 그때 이미 먼 길을 갔던 거다”라고 전했다.
이어 “몇 년 동안 동생의 얼굴이 앞에 있더라. 눈을 감고 있어도 그 아이의 얼굴이 앞에 있었다. 그래서 10년 정도 공황장애를 심하게 앓았다. 숨도 못쉬겠더라”고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양수경은 “내가 힘이 되주지 못해서 너무 후회가 됐다. 동생이 파란색 원피스가 입고 싶다고 해서 파란색 원피스도 샀는데 그것도 못 입혀줬다”며 “동생이 남기고 간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내가 입양을 했다. 사람들이 잘 견뎠다고 하는데 난 아직도 견디고 있다. 아이들을 입양한 게 내 욕심이 아니었나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난 두 사람을 원치 않게 떠나보냈다. 스스로 자기의 인생을 정리하는 것 만큼 잔인한 것은 없는 거 같다. 남은 가족들이 너무 아프다. 난 동생과 남편을 그렇게 잃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양수경은 지난해 2월 ‘불타는 청춘’에 합류할 당시에도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양수경은 “술도 많이 마셨다. 술이 사람보다 따뜻하게 해줄 때가 있더라. 2년 정도 밥보다 술을 더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이별이 여러 번 겹치다 보니 내가 나를 놓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는 항상 가수 양수경으로 살았는데, 그걸 많이 놓고 살았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양수경은 “시간이 가길 바랐던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술이 주는 따뜻함에 빠져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안 그러려고 이 프로그램에 나왔다. 친구한테 따뜻해지고 싶다”고 말해 멤버들을 뭉클하게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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