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0편이 넘는 영화가 만들어져 관객을 만난다. ‘대박 흥행’부터 ‘폭망’하는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와 스토리가 관객의 선택을 받는다. 그러기까지 대중의 시선을 모으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펼쳐지지만, 그 가운데서 홍보마케터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 역시 수없다. 이들은 영화 기획부터 개봉 이후까지 대중의 감성과 취향을 겨냥하는 홍보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펼친다. 흥행 전선의 최전방에서 고통스럽지만 오로지 관객만을 바라보는 이들은, 이들의 선택은, 현재 한국영화의 중요하고 또렷한 흐름성을 파악하게 하는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스포츠동아가 영화전문 홍보마케터 단체인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23개사·114명 참여)와 함께 그 시선을 따라가며 올해 한국영화를 되돌아본다.
공포영화 붐을 다시 일으킨 ‘곤지암’이 올해 가장 뛰어난 홍보마케팅 전략이 힘을 발휘한 영화로 꼽혔다. 무엇보다 홍보마케터들이 직접 선정했다는 사실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다.
출연진이 신인인 데다 한동안 외면 받은 공포물인 탓에 ‘곤지암’은 제작 과정에서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시작된 홍보마케팅을 통해 관심이 급상승, 공개된 영화까지 기대치에 부합하면서 267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정확한 타깃 분석을 토대로 이를 적극 공략한 마케팅이 흥행의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곤지암’을 꼽은 홍보마케터들은 “궁금증을 일으키는 타깃 집중 마케팅”, “SNS 입소문을 통해 10대 관객을 움직이고, 10대도 영화의 메인 관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증명한 사례” 등 분석을 내놨다. 한 홍보마케터는 “이 영화의 재미가 어디서 오는지, 소재와 관객 반응을 적절하게 마케팅에서 활용한 예”라며 “영화 기획 자체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진 마케팅”이라고 평가했다.
‘곤지암’은 영화의 배경이자 실존하는 곤지암 정신병원이 미국 CNN으로부터 ‘세계 7대 소름끼치는 장소’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부터 마케팅을 시작, 폭발적인 입소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홍보마케팅을 담당한 영화사하늘 최경미 실장은 “영화 주인공이 곤지암 정신병원 그 자체라는 판단 아래 CNN 선정 이슈를 먼저 강조했다”며 “괴담은 10대 관객이 좋아하는 키워드라 이를 중심으로 10대를 타깃 삼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싱얼롱 상영의 한 수”로 그룹 퀸 열풍을 이끌어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영화인), “발랄한 마케팅과 주연배우 내한 행사의 구성”을 내세운 ‘데드풀2’(올댓시네마), 홍보물 역시 “스타일리시”했던 ‘독전’(영화인) 등도 올해 홍보마케팅의 또 다른 수작으로 지명됐다.
●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는?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Korean Film Marketers Association·KFMA)는 영화 전문 마케팅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영화 홍보마케팅 산업 종사자들의 인권 및 권리를 보호하고 업무 현실을 개선하며 영화계와 더불어 마케팅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13년 출범했다. 현재 23개사 약 120명의 영화 전문 홍보마케터들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영화사 하늘 김광현 대표가 회장으로 일하며 부회장인 호호호비치 이채현·머리꽃 이인성 대표와 함께 3기 협회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