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27일 친구이자 음악적 동료였던 고(故) 유재하의 곁으로 떠났다.
전태관은 6년간의 신장암 투병 끝에 27일 향년 56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故) 전태관은 1986년 유재하, 김종진, 장기호 등과 함께 고(故) 김현식의 백밴드로 함께 활동했다. 하지만 전태관과 유재하의 인연은 이보다 훨씬 전인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됐다. 두 사람은 은석초등학교 동창으로, 이후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1985년 ‘사랑했어요’로 인기가 높던 김현식이 당시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전태관, 김종진 등을 끌어들여 백밴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만들었다.
여기에 유재하가 가세하게 됐는데, 당시 유재하를 밴드 키보드 연주자로 추천한 이가 바로 전태관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며 함께 밴드 활동을 시작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유재하는 김현식의 3집 앨범에 실린 ‘가리워진 길’을 만들었지만, 이 앨범에 끝까지 함께 하지는 않았다.
유재하는 김현식의 3집 앨범을 준비 중이던 1986년 8월 김현식과 헤어졌고, 3개월 뒤 첫 솔로 앨범을 냈다. 전태관은 “유재하는 훗날 데뷔 앨범에 담길 노래를 김현식에 선보였지만 김현식이 그 가운데 이 노래만을 택했다”며 당시를 기억하기도 했다.
유재하는 밴드를 나간 이후 자신의 첫 앨범을 냈지만 1987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전태관은 1988년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유재하 추모음악회에서 부인을 만나게 된다. 전태관은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내와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인연을 맺었고, 이후 1992년 결혼해 슬하에 딸을 뒀다. 전태관의 부인은 올 4월 세상을 떠났다.
전태관은 이후에도 유재하의 음악을 기억하고, 실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기 위해 198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는 등 유재하와 함께해왔다.
전태관은 1997년 유재하 추모 앨범인 ‘다시 돌아온 그대를 위해’ 마지막 트랙인 ‘재하를 그리워하며’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유재하를 먼저 떠나보냈던 전태관은 약 31년 만에 다시 친구의 곁으로 돌아가게 됐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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