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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시인 할매’, ‘워낭소리’·‘님아 그 강을…’ 잇나?
스포츠동아
업데이트
2019-01-14 13:47
2019년 1월 14일 13시 47분
입력
2019-01-14 13:44
2019년 1월 14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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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박사박/장독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
‘눈’이라는 제목의 시다.
이는 이미 등단해 화려한 조명을 받은 시인의 것도, 문학청년의 것도 아니다. 평생 글도 모른 채 살아온 윤금순 할머니의 작품이다. 여느 시인의 감성에 뒤지지 않을 진한 여운을 안겨준다.
윤금순 할머니를 비롯해 전남 곡성의 할머니들이 마을 도서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이처럼 시를 쓰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해 겪었을 설운 세월이 고스란히 시에 배어난다.
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는 마치 할머니들이 써내려간 시처럼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에서 세월의 설움, 하지만 또 다시 샘솟는 희망의 해프닝이다.
이종은 감독이 연출해 2월 선보이는 ‘시인 할매’는 풍파 많았던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듯 달력 낱장에 써내려간, 서툴지만 정성 가득한 할머니들의 시구들로부터 시작해 팍팍한 현실을 사는 관객에게 따스한 감성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통해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다는 점이 그 근거가 된다.
2009년 ‘워낭소리’, 2014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노년의 회한과 인생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크게 흥행시킨 감성이 ‘시인 할매’로 이어질지도 주목할 만하다.
‘시인 할매’는 다만 앞선 영화들보다 더욱 밝은 시선으로 노년이 걸어온 인생의 한 자락을 밟는다는 점에서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영화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데 목표를 두며, 젊은 관객에게도 다가갈 또 다른 감성을 최근 공개한 티저 예고편으로 드러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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