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왕이 된 남자’ 시청률 8.9% 동시간대 1위…주인공 3인으로 본 영화 vs 드라마
영화 속 코믹한 이병헌과 다른매력 도승지 김상경은 더 알수없는 속내 중전 이세영, 여진구와 로맨스 예고
2012년 개봉한 이병헌 주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리메이크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가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방송 4회째인 15일 시청률 8.9%(닐슨코리아)를 기록,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1200만 흥행 영화를 드라마로 옮기는 시도에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지만, 초반 분위기만 보면 리메이크의 모범 사례로 꼽을 만하다. 이른바 ‘왕자와 거지’ 설화를 모티프 삼은 이들 작품은 같으면서도 다른 개성으로 각자의 세계를 완성했다. 주인공 3인을 통해 이를 들여다봤다.
● 이병헌 → 여진구
배우들의 1인2역 도전이 부쩍 늘지만 얼굴에 점 하나 찍는다고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연기력을 지닌 이병헌과 여진구의 참여는 작품의 성공을 담보한 결정적인 바탕이 됐다.
영화와 드라마의 주요 뼈대는 같다. 극에 달한 왕위 찬탈 시도로 피폐해진 왕, 그런 왕과 쌍둥이처럼 닮은 광대가 대신 왕 노릇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만 영화에서 이병헌이 코믹한 모습을 주로 보였다면, 여진구는 다정다감한 순정파에 가깝다.
영화는 왕의 이름을 ‘광해’로 지칭하지만, 드라마는 실존 여부를 모호하게 남겨 두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병헌은 실제 광해가 추구한 대동법 등 개혁정치에 적극 나선 반면, 여진구의 성장은 아직 더디다. 러닝 타임 2시간의 영화와 달리 16부작인 드라마의 매체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 류승룡 → 김상경
때론 왕보다 왕을 키워낸 ‘킹메이커’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에선 류승룡, 드라마에선 김상경이다. 드라마에서도 김상경은 강한 개혁 의지를 보인다. 다만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류승룡이 직설적이라면, 김상경은 생각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에서 그려지지는 않지만 류승룡이 맡은 도승지 허균은 실제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을 쓴 인물. 부패한 사회를 개혁해 새로운 세상을 꿈꾼 영웅의 이야기를 쓴 주인공답게 영화에서도 변혁을 위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킹메이커로서 매력은 김상경으로도 이어진다. 향후 그를 둘러싼 개인의 역사는 물론 여진구를 진정한 왕으로 키워내는 모습이 그려질 것으로 예고된 만큼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존재다.
● 한효주 → 이세영
중전은 영화에선 비중이 적지만, 드라마에서는 사건의 중심인물이다. 비중 탓에 영화에서 한효주가 맡은 중전이 매력을 십분 드러내지 못한 반면 드라마 속 이세영은 애틋한 로맨스는 물론이고 궁에서 벌어지는 여인들의 암투, 그 한복판에도 서 있다.
이세영은 시청률 상승을 좌우할 ‘키’를 쥔 인물이기도 하다. 이세영과 여진구의 러브스토리를 얼마만큼 밀도 있게 그려내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반응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여진구도 “멜로가 추가된 내용이 영화와 가장 큰 차이인 만큼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