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종편 눈치 보는 지상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23일 16시 29분


SBS의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사진제공|삼화네트웍스
SBS의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사진제공|삼화네트웍스
케이블·종편 방송사에 드라마 주도권을 빼앗긴 지상파 방송 3사가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준비 중이다. 기대작 대거 편성, 금토드라마 신설 등을 타개책으로 내놓고 있다. 그만큼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이어진다.

SBS는 새 드라마 ‘열혈사제’를 금·토요일 밤 10시에 편성했다. SBS의 첫 금토드라마다. 이 시간대 방송 중인 ‘정글의 법칙’은 토요일로 자리를 옮겼다. 6년 동안 금요일 밤을 지켰던 ‘정글의 법칙’의 이동은 방송사로서는 큰 모험이다. SBS 측은 “‘드라마 왕국 SBS’라는 가치를 내걸고 드라마를 전면 배치했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SBS의 금토드라마 신설은 비지상파 드라마를 향한 견제로 해석하는 의견이 많다. 특히 케이블채널 tvN의 ‘도깨비’와 종편채널 JTBC의 ‘SKY 캐슬’ 등이 금토드라마로 각각 최고 20.5%, 22.3%(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대박’을 쳤다. 덕분에 시청자도 금토드라마 방영에 익숙해졌다.

이에 지상파 방송 3사는 꾸준히 금토드라마 블록에 관심을 가져왔다. 3사 중 처음으로 금토드라마에 도전하는 SBS의 행보에 MBC와 KBS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와 함께 SBS의 결정이 내년 드라마 편성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MBC는 기대작 편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예쁜 누나)를 성공시킨 안판석 PD는 차기작으로 5월 방영될 MBC 드라마 ‘봄밤(가제)’을 선택했다. 시청자의 신뢰가 두터운 안 PD의 MBC 복귀는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특히 그와 ‘예쁜 누나’를 함께한 손예진이 주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MBC는 또 주지훈의 드라마 복귀작인 ‘아이템’, 김상중·채시라·유동근 주연 ‘더 뱅커’를 각각 2월과 3월에 방영한다.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시대극 ‘이몽’도 5월에 편성했다. 대신 주말드라마는 줄인다. MBC는 일요드라마 폐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지상파에 주도권을 빼앗긴 분위기를 만회하겠다는 포석이다.

정체된 드라마 위기론이 제기된 와중에 나온 이 같은 의욕적인 도전이 지상파 방송사들에 활기를 되찾아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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